[전문가 칼럼] 소비자문제 해결하는 ‘표준약관’
[전문가 칼럼] 소비자문제 해결하는 ‘표준약관’
  • 천경희 / 소비자학 박사,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8.12.12 10:55
  • 수정 2008-12-12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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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청한 신용카드의 이용약관을 꼼꼼히 살펴보셨나요? 무선 인터넷서비스를 신청하면서 거래약관을 그냥 무심코 지나치지는 않으셨나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약관에 ‘동의함’을 습관처럼 누르지는 않으셨나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매일매일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면서 살아간다.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때 판매자와 구입자 두 당사자는 그들만의 규칙과 기준을 정하는데 이 때 두 당사자가 정한 규칙과 기준에 대한 약속을 약관이라고 한다. 보험을 신청하거나 여행상품을 구입하는 등의 거래뿐 아니라 영화표를 구입하거나 기차표를 구입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무심코 지나쳐 인식하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수많은 약관을 만난다.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항에 ‘약관은 그 명칭, 형태, 범위를 불문하고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용약관뿐 아니라 약정서, 계약서, 가입신청서 등이 모두 약관이며 스포츠센터에서 알림문으로 작성한 ‘등록 취소 시 환불은 할 수 없다’는 문구나 음식점에서 ‘신발은 각자 관리하세요’라는 문구도 약관이고 커피 전문점에 써 있는 ‘모든 공간이 금연입니다’라는 문구 역시 약관에 해당한다.

전 공정거래위원장 권오승 서울대 교수는 “약관은 대체로 계약서의 뒷면이나 별도의 용지에 인쇄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약관을 읽어볼 겨를도 없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거나 사업자와 거래관계를 맺는다”며 약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약관에 있어 더욱 큰 문제점은 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거래상의 위험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2월 권상택(56)씨는 상조회사에 240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해 매월 4만원씩 24회 총 96만원을 불입했다가 개인 사정으로 해지 환불을 요청해 상조회사 약관에 나와 있는 해약환급금표에 따라 불입금액의 21.8%인 21만원만 돌려받았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명시하고 있는 일반적인 위약률은 총 상품금액(240만원)의 최대 20% 수준을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권씨는 상조회사로부터 불입금액(96만원) 중 최대 48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상조 관련 대표적 불공정 약관 피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한 약관의 통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적인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업자가 불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표준약관’을 공표하고 만들어 활용하게 한 것이 그것이다.

‘표준약관’이란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표준이 되는 계약의 내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약관이다. 즉 사업자들이 최소한 지켜야 하는 거래 규범을 담은 것으로 소비자 피해를 막도록 정부가 계약 유형별로 기준이 되는 약관을 만들어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한 제도다.

표준약관을 사용함으로써 불공정약관이 통용되는 것을 예방하고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자는 개별 약관의 작성시간, 비용절감 및 소비자와의 분쟁을 예방하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사업자와의 거래로 피해예방 및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연말을 맞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를 위해 선물을 구입하고 모임을 갖는 그곳에서도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한 약관을 만나게 될 것이므로 계약서나 약관 챙기는 일을 꼼꼼히 해서 예기치 않은 손해를 보지 않는 것도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는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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