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소비자 역할 필요
[기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소비자 역할 필요
  • 정순희 /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
  • 승인 2008.12.05 10:57
  • 수정 2008-12-0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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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란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가스가 많아지면서 지구에 복사된 태양열이 대기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적인 지구 온난화는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농업, 수산업 등과 같은 산업에서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는 소비자를 둘러싼 수많은 산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소비자의 의식주 생활 형태는 변화하고 또 변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먼저 패션산업과 소비자의 의생활에서의 변화를 살펴보자. 변덕스러운 날씨변화와 평균기온의 상승으로 인해 ‘레이어드 룩(layered look)’이 일반화되고 있다. 레이어드 룩은 말 그대로 ‘겹쳐 입기’를 뜻하는 것으로 더우면 벗고, 추우면 껴입기 때문에 예상할 수 없는 기온에 적응하기 위한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점점 덜 추워짐에 따라 겨울옷이 닫고 채우고 늘린다는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나 소매도 기장이 짧은 것이 유행이다. 긴 소매 코트가 아닌 레이어드 착장이 가능하도록 케이프를 이용한 민소매 코트나 털조끼가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라는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경각심을 가진 디자이너들은 이미 버려진 제품들을 신제품 제작의 자재로 재활용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트레션(trashion)’이란 신조어로 나타나고 있다. 트레션이란 ‘쓰레기(trash)’와 ‘패션(fashion)’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으로 만든 패션을 의미한다. 애완동물 사료봉지로 만든 가방, 캔으로 만든 목걸이, 비닐팩이나 우유팩으로 만든 드레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혹자는 재활용이 기후변화와 무슨 직접적인 관계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관계가 있다.

기후변화는 온실가스가 원인인데, 온실가스는 인간의 제반 활동 수행에 수반된 에너지 사용을 통해 배출된다. 즉 제품 생산에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탄소가 배출되고, 배출된 탄소가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제품이 재활용된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절감되고 또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되는 것이다. 덴마크과학기술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재생 알루미늄은 95%, 재생 플라스틱은 70%, 재생 종이는 40%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진다고 하니 재활용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주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농업과 그 중심에 있는 인간의 식생활 문제는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그 누구의 말처럼 ‘값싼 식량’이란 말은 ‘값싼 석유’라는 말처럼 언젠가 현실성 없는 옛날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 가뭄과 사막화, 악천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작 면적이 감소하고 있음은 주지된 사실이다. 태풍, 집중호우 등의 기상재해가 속출하고 증가하면서 곡물 생산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식량 위기의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40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국의 옥수수 벨트, 캐나다의 대평원, 호주의 밀 벨트 등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가뭄은 곡류의 수출량을 심각하게 감소시키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호된 폭풍과 엄청난 폭우는 광범한 지역의 농작물을 망쳐놓고 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생활필수품 중의 하나로 4만~5만원이면 4인 가족이 1개월을 버틸 수 있는 20㎏ 쌀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인간이 현재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들을 구태의연하다 하지 말고 귀히 새기며, 기후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또 정부와 기업을 촉구하는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소비자의 역할 수행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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