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교육분야에서 가장 눈길을 끈 뉴스는 소위 ‘남학생 위기설(boy crisis)’이다. 해가 갈수록 여학생의 학업 수준이 향상되고 여대생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두고 각종 매체들이 수입한 현대 서구판 ‘신화’다.

각종 매체들은 ‘남성시대는 끝났다’ 혹은 ‘여성들이 파이를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는 제목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밀리게 된 상황’을 부각하며 ‘남성 역차별 논쟁’을 부채질했다.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남학생 위기설’의 근거는 ‘대학 진학률과 대학 재학생 성비에서 여학생 비율이 남성을 추월했다’는 사실과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남학생들의 언어능력이 여학생들에 비해 크게 뒤지는 반면 여학생들의 수학, 과학능력이 남학생들을 따라잡게 된 현상’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이는 허구다.

“부적절한 조사방법, 잘못된 분석,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다는 사실에 대한 ‘히스테리’로 인해 해석상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의 연방정부는 이미 2006년 1971년부터의 교육향상평가(NAEP) 자료를 분석, 이렇게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대학여교수협의회(AAUW)는 지난 35년간의 NAEP를 비롯한 SAT, ACT 등 대학입학자격시험 결과를 종합 분석해 다시 한 번 ‘남학생 위기설’이 근거한 허구적 논리와 그 기만성을 폭로했다.

남학생 위기설의 오류는 여학생의 약진을 남학생의 부진으로 보는 ‘제로섬 게임’의 관점에서 출발했다는 데 있다. AAUW의 방증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남녀 학생들의 평균성적은 차이가 좁혀지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동반 상승했다.

다음, 같은 성 내에서 비율을 따지는 상급학교 진학자 비율이나 졸업자 비율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지만 고등학교, 대학교의 졸업생 수, 학위 수여자 수를 비교하면 오히려 남학생이 언제나 많았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우수 학력 집단의 여학생 약진 현상, 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양성평등을 향한 성비 균등화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정도는 다르지만 경향은 다르지 않다. 교육에서의 성비 균등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심과 두려움을 풀고 보면, 이는 기성세대 누구에게나 유익한 변화다.

여성 한 명당 평균 출생아 수가 1.26명(2007)인 세상이다.

모두가 미래의 ‘납세자’들이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커서 남녀 구분 없이 일도 하고 마음 놓고 아이도 낳고 키울 수 있어야 국가의 노후 복지를 위한 재원도 넉넉해진다.

젊은 세대의 남녀 모두가 능력껏 일하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어떠한 연금보험보다도 든든한 미래에 대한 투자다.

‘양성평등’의 렌즈로 보면 ‘위기’는 상서로운 미래를 위한 발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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