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부터 풀뿌리 환경운동을 해오면서 행동지침으로 삼았던 모토는 ‘적게·작게·천천히’가 아닌 ‘적게·작게·빨리빨리’였다.

당시 ‘빨리빨리’를 선택했던 이유는 주변에 해결해야 할 환경 과제들이 너무 많아 보였고, 그 당시만 해도 천천히 산다는 것에 대한 가치 인식이 부족해서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선 늘 2%의 갈증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속도감으로 인한 강박, 여유 없음에서 오는 건조함과 메마름 같은 것이었다.

이런 갈증은 2000년에 여성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돌봄과 살림’ ‘공동체성’ 등의 관점을 내세우고 주체적으로 환경운동을 해 온 단체인 ‘여성환경연대’를 만나면서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했다.

특히 ‘slow life movement(느리게 살기 운동)’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촛불 아래서 자신의 삶 성찰하기’를 통해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했던 심경에서 벗어나 여유로움과 편안함 등을 맛볼 수 있었다. 느리게 사는 삶의 즐거움을 접하고, 이것을 내 삶에 받아들이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으로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능력이 부족하거나 게으르게 산다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주인이 돼 그것에 쫓기지 않고 조화롭게 사는 것이다. 또 대화와 여유, 편안함과 평화로 우리들의 일상이 채워지는 것이다.

책 ‘슬로라이프’의 저자인 쓰지 신이치 선생은 ‘촛불을 켜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일상의 한 장면 속에 바로 느리게 사는 삶이 있다. 속도, 효율 그리고 물질을 우선시하는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삶의 사소하고도 당연한 즐거움, 아름다움, 평안함 등을 되찾자’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하고 있는 일을 충분히 음미하고 즐기면서 느리게, 한 박자 천천히 살아보자’라고 권유한다. 나 역시 얼마 전부터 시작한 천천히 살기 여정을 경험하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져 감을 느낀다. 깊이 생각하면서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기면서 새록새록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기쁨이 또 하나의 행복으로 자리 잡는다.

진정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깊이 느끼며 즐거움으로 체화한다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천적 삶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라 본다.

나는 ‘자신을 성찰하는 삶, 소박한 삶, 윤리적인 삶, 건강하고 생태적인 삶 그리고 지구 공동체와 온 우주를 품으며 더불어 사는 삶이 느리게 살기에서 시작된다’고 감히 선언한다.

이러한 삶의 행태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로 꿰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독자들도 이 글을 통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향한 터닝 포인트를 경험하고 지구 살리기의 동반자로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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