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계열사 GM대우, 내달 기획휴업 돌입

 

GM대우의 대표적 사업장인 인천 부평공장 생산라인 전경. 미국 GM 본사의 파산 위기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인해 GM대우의 모든 생산라인이 내달 2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GM대우 노동조합
GM대우의 대표적 사업장인 인천 부평공장 생산라인 전경. 미국 GM 본사의 파산 위기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인해 GM대우의 모든 생산라인이 내달 2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GM대우 노동조합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가 파산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경제,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의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GM의 파산 위기설은 지난달 말부터 미국 금융가에 돌기 시작했고, 급기야 GM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5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수습책까지 내놓았다.

GM은 올해 상반기에만 18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현재도 매달 현금 10억 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 특히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도 GM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내렸고, 독일 도이체방크가 GM의 목표 주가를 ‘0달러’로 평가하고 있어 GM의 위기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GM의 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큰가에 있다.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곳은 GM의 한국 계열사인 GM대우. 지난 2000년 대우자동차가 충격적인 부도 사태를 맞은 이후 GM의 인수와 피나는 구조조정 끝에 부도 이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회사를 되살려놨지만, 미국 본사의 최근 위기에 혹시나 9년 전의 부도 악몽 재현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 중심의 생산 경향 때문에 위기를 맞은 미국 GM과는 달리 대우차는 경차와 소형차, 준 중형차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어 미국과 같은 위기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GM대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우차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유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냉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 일단 다음달 22일부터 13일간 부평, 군산, 창원, 보령 등 전국의 생산라인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특히 SUV 윈스톰을 생산하는 인천 부평2공장의 경우 12월 내내 공장 문을 닫는다. 내년으로 예정했던 신차 발표 역시 1년 뒤로 미뤘다. 조세프 에들링거 GM대우 부사장도 최근 협력업체 사장단 간담회에서 “내년 3월까지 전체 생산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GM대우의 앞날에 먹구름이 겹겹이 낀 셈이다.

"GM 몰락, 남의 일 아니다"

GM대우 인천 청라주행시험장에서 일하고 있는 권태국(38)씨. 11년간 대우맨으로 일해 온 그에게 올 연말 휴업은 결코 반갑지 않다. “10일간 막일이라도 해야겠다”면서 농담조로 웃어넘겼지만, 그 뒤에는 깊은 한숨과 걱정이 배어 있었다. 9년 전 그가 직접 체험했던 대우자동차 부도 사태 때와는 또 다른 위기감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9년 전에는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지금은 상황을 가늠하기가 힘들다”면서 GM 본사의 위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GM대우 외에 다른 자동차 업체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 “GM의 몰락이 결코 남의 일은 아니다”라는 것이 업계의 전체적 분위기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냉각 때문에 GM대우처럼 조만간 감산이나 공장 가동 중단 통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부 협력업체의 경우 “당장 회사의 정상 경영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발 GM 위기설이 과연 한국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아니면 독자적 회생 방안을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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