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들, 노래·막춤 선뵈며 유머경영
‘개판 오분전 애견숍’ 등 ‘Fun 상호’ 확산
대기업 회장 중 유머경영의 대표 주자는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공개했다. 그것도 웬만한 노래실력을 갖고는 소화하기 힘들다는 ‘아카펠라’를 불렀다. 고위 임직원들은 그 옆에서 화음을 넣었고, 최 회장의 노래실력은 직원들 사이 최고의 화두로 오르기도 했다. 항상 무거운 존재로 여겨졌던 총수에 대한 이미지보다는 함께 생활하는 동반자로서 인간미를 느꼈다는 것. 최 회장과 고위임원들이 아카펠라로 노래를 부른 것은 경기불황으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펀 경영의 일환으로 활용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보그룹의 신창재 회장도 유머경영을 중요시 여기는 인사 중 하나다. 직원들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것은 기본. 기회가 되면 막춤을 선보이기도 한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유머경영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 심지어는 생계형 창업자들 사이에서도 유머 경영은 널리 퍼져 있다. 치킨전문점 ‘오~마이 닭’, 순대 전문점 ‘순대렐라’와 ‘아나파 치과’ ‘장팔팔 내과’ ‘개판 오분전 애견숍’ 등 웃긴 상호를 내세운 매장들이 경기침체기에 생겨났다. 톡톡 튀는 상호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 뿐만 아니라 호감을 줘 고객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미지컨설팅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기에 유머경영은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영기법으로 인정받아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머경영은 기업인들에게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게 만드는 방법으로, 자영업자들에게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