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의 신작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전2권 각권 9800원)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다. 그렇다면 진정한 역사의 증인은 과연 누구일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 답은 단 하나 ‘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신들의 게임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최근 출간된 신작 소설 ‘신’에서 그는 다양한 종교와 신화를 융합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신작 ‘신’은 9년 여 동안 집필된 총 3부작의 대작으로, 이번에 국내 출간된 1, 2권은 전체 3부작 중 제1부 ‘우리는 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신’은 작가가 꾸준히 매달려온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사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 ‘타나토노트’에서 의사로, ‘천사들의 제국’에서 천사로 등장했던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신’에서 신이 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신 후보생’이 된다.

우주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섬 아예덴에 떨어져 동기 후보생 144명과 함께 신이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게 된 팽송. 이들은 지구를 본떠 만든 18호 지구의 기초를 다지는 일부터 시작해 광물, 식물과 동물, 인간을 차례로 채워나가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만들어진 종족들이 문명의 대결을 통해 인간세계의 역사를 만들어나간다.

신들의 게임과 인간의 역사가 평행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패배한 민족들의 역사를 복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이다. 올바른 길을 가고 있었지만 전쟁에 패배하고 역사 속에서 잊혀져 간 민족들의 이야기는 팽송의 ‘돌고래족’이 겪는 수난을 통해 형상화 된다.

위안부 출신 할머니를 둔 은비의 이야기도 그 하나의 예다.

일본에 살면서 ‘조센진’이라고 놀림을 받는 모습을 그리며 “가해자들은 우리 피해자들 때문에 불편해하지. 우리는 그것조차 우리 잘못으로 떠안고 용서를 구해야 해”라는 은비 엄마의 대사는 작가의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2권 마지막에서 팽송은 계속 꼴찌에서 맴돌고, 그의 돌고래족은 역사 속에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내년에 출간된다는 2, 3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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