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양극화’ 극복해야 한다
‘여성 양극화’ 극복해야 한다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1.07 12:17
  • 수정 2008-11-07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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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주년 학술심포지엄
여성 59.5% ‘하층’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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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건국 60주년을 맞아 그간 이뤄진 여성들 삶의 변화상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온 전문가들이 미래 여성의제로 ‘여성 양극화 극복’과 ‘여성정책 조화 이루기’를 꼽았다.  <관련기사  2·3면>

지난 60년간 이뤄온 양성평등 정책의 많은 성과들이 취약한 계층을 포함한 모든 여성들에게까지 확산되지 못했다는 데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다.

특히 전문가들은 고용·소득 분야에서 형평성의 개선이 20~30대 젊은 연령층에만 집중되고 있어 중장년층 여성들의 현실은 거의 변화가 없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부의 후원을 받아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마련한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20여 명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전반적으로 여성의 삶은 개선됐지만 여성 내부의 계급 차가 심화되면서 주변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여성학)는 이 같은 문제 극복을 위한 미래 여성의제로 ‘여성 양극화 극복’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단일 집단으로 불리기엔 차이가 심화되었고, 여성 집단 간에도 소통이 되지 않는 분절문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봄, 인권 등의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속에서 ‘여성들 간 차이에 대한 무지’로 인해 역차별 등 풀리지 않는 남녀문제가 오히려 발생했다”며 “여성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특별조치를 만들어낼 게 아니라 여성과 다른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문제를 함께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여성정책들이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질 뿐만 아니라 정책들 간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여성학자들은 여성정책들 간의 부조화가 한국 여성학의 향후 주요 과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박혜경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는 “한국 사회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삶의 개선에 기여하는 여러 법·제도 장치들을 만들어 왔지만 저출산 문제와 돌봄노동 영역의 공백이 다시 여성을 가족영역으로 묶어두려고 하고 있다”며 “출산수당 지급, 건강가정기본법 등 기존 전통가족 중심의 정책들이 급격한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여성학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황정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족과 결혼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로 인해 여성들의 생애주기 자체가 재편성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발맞춰 정책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0년간 여성들의 삶이 전면적으로 달라진 변화는 긍정적 영향과 동시에 현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부정적 영향도 끼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많이 개선된 삶 이면에서 여성들은 불안정성에 더 많이 직면하고 있으며 새롭게 대두하는 위험에 이전보다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여성경제활동률과 관련해서는 ‘여성인력 적극 활용’이 주요 미래 여성의제로 논의되기도 했다.

여러 사회환경 변화로 5~8년 이내에 인력 부족 시대에 진입할 것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많은 경제학자들은 노동공급 감소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고 이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한 대체인력으로 여성인력과 고령인력 활용을 손꼽아왔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사회 전반적으로 고용률을 늘리려면 여성경제활동률을 증가시키고 남녀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그간 변화되어 온 여성들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여러 통계가 발표됐다. 

반세기 동안 눈부신 확대와 발전을 이룬 변화는 바로 여성교육 영역이다. 1960년대에 비해 4년제 대학 여성 졸업자가 20배 늘었고, 이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로 이어져 1970년 38.2%였던 여성고용률은 2007년 48.9%로 상승했다.

이 외에도 여러 면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졌지만 남성과의 격차 해소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 임금 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저소득 집단이나 저임금 근로자, 임시·일용 등 비공식 부문 고용에서 여성들은 남성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공식 부문 남성고용률은 1995년 22.9%에서 2007년 26.3%로 소폭 상승한 반면, 여성은 55.2%에서 52.8%로 줄긴 했으나 여전히 남성보다 두 배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성별 연평균 소득 수준을 보면 남성은 2004년 2665만원에서 2007년 4150만원으로 증가했지만, 여성은 1297만원에서 2165만원으로 남성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은 사회 일원으로서 느끼는 만족도도 낮아 남성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간층(56.7%)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여성의 59.5%는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했다.

여성 취약 집단으로는 ‘여성 가구주’와 ‘여성 노인’이 주목되고 있다. 여성 가구주가 전체 가구 중 20%를 넘어선 가운데 30~40대 연령의 가족 부양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 가주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6년 저소득 가구원으로 분류된 여성 가구주 비율은 53.3%였으며 지난해에는 55.9%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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