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소싱’ 도입, 올해 20개 공모사업 추진
여성 당원들이 지역특색 맞춰 직접 기획·진행

“대중의 지혜를 빌려라.”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신드롬의 힘으로 알려진 ‘소셜 네트워크’의 전략으로 알려진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 개념이 한국 정치 영역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소장 홍미영)는 4일 올해 하반기 자유공모사업으로 크라우드 소싱 개념을 도입한 20개 사업을 11,12월 두 달간 실시하고 내년부터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소싱은 ‘군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을 결합한 말로 미국 와이어드매거진의 제프 하우가 만든 신조어다.

기업이 경영상 애로사항이나 개선방안을 얻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질문을 올리면 일반 대중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기업은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채택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웹 2.0이 대두되고 유튜브나 마이스페이스처럼 사용자 제작 콘텐츠 붐이 일면서 일반 대중으로부터 양질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캠페인 전략으로 선거에 활용되면서 미 인터넷 공간에서는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링크트인 등과 같은 신생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중심으로 오바마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와 화제를 형성하고 대안 제시 등이 이뤄졌다.

특히 오바마는 경선 과정에서 수많은 소액 기부자들의 온라인 기금 모금으로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등 크라우드 소싱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비록 개개인의 힘의 크기는 작지만 수의 정치에서 다수를 점하는 자발적 지지자들을 조직화하는 오바마의 캠페인 전략을 사람들이 ‘롱테일 정치’ 또는 ‘위키 정치’(수많은 대중이 만드는 백과사전에서 차용)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 같은 사례를 착안해 여성정치에 크라우드 소싱 기법을 가미해 지역의 생활정치, 여성정치 활성화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사업들은 지역의 여성 당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식의 사업들로 기존 중앙당의 일방적인 하향식 사업이나 여성 의원 중심의 활동과는 차별화를 가진다.

예컨대 경기도 남양주의 여성들은 주말농장을 운영하며 지역농가와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정치문화를 만드는 ‘주말농장과 생활정치’를 제안했다.

인천 서구의 여성들은 기타동아리를 통해 작은 음악회를 열며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남·전북 등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에서는 ‘국제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실과 한국문화알리미’ 사업을 실시하며, 울산에서는 주부 당원들을 중심으로 ‘멜라민 사태로 바라본 자녀들의 안전한 먹거리 교실’ 사업으로 생활정치를 실현해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도 50~60대 여성들이 주축으로 ‘효도’를 테마로 한 ‘요양노인 봉사활동’,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한 일산 서구의 ‘부모와 함께하는 어린이 정치 현장 체험’, 환경을 주제로 한 부산 지역의 ‘녹색삶을 위한 환경보호 운동’, 서울시당의 ‘마약퇴치 및 금연캠페인 교육 및 교육자 양성사업’, 경기도당의 ‘내 삶 속의 정치 UCC 공모전’ 등 다양한 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로운 여성정치 문화 조성과 당 이미지 제고와 당 조직 외연 확대를 꾀하고자 한다”며 “이번 사업은 중앙당이 예산(여성발전기금)만 지원하고 사업 전체는 지역 여성 당원이 직접 기획·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는 데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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