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남이 없는 자연의 시간표
어긋남이 없는 자연의 시간표
  • 박효신 / 여성신문 편집위원, 전 온양민속박물관장
  • 승인 2008.11.07 11:17
  • 수정 2008-11-07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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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곶감 켜능겨? 아직 일러. 감은 상강 지나서 따능겨.”

몇 해 전 내가 서둘러 곶감을 켜 너는 것을 보고 김씨 아줌마가 너무 이르다며 성질 급한 나를 나무라셨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희한한 일은 10월 23일 상강을 딱 지나면 가을이라고 해도 더운 기운이 남아 있던 날씨가 갑자기 찬바람으로 바뀌고 날벌레들이 싹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곶감이 아주 깨끗이 마른다.

“호두 벌써 따?”

“청솔모가 날마다 호두나무에서 잔치 벌이는 거 꼴 보기 싫어서 따 버리려구.”

“아녀. 호두는 백로 지나야 혀.”

“그래? 더 둘까?”

“그럼.”

참으로 희한했다. 백로 전에 딴 호두는 알도 덜 차고 맛도 덜했다. 청솔모에게 더 빼앗기더라도 며칠 더 참았다가 9월 7일 백로 지나서 따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자연은 정해진 시간표가 있다. 한 해 한 해 지나가면서 나는 조금씩 조금씩 자연의 시간표를 배워가고 있다. 이제 시골살이 만 4년차, 나의 가장 큰 소득은 자연의 시간표를 이해하고 미흡하나마 자연과 소통하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씨앗을 뿌려야 할 때를 알고 거두어들여야 할 때를 알게 되었다. 이 가을, 땀 흘린 만큼 자연이 제공해준 보상은 참으로 크다.

따따다닥…. 들녘이 들깨 털어내고 마른 가지 태우는 소리와 연기로 가득하다. 콩 털고 깨 터는 일로 이제 일년 농사가 거의 끝나가고 올 농사 마지막 마무리가 될 김장거리들이 들판에 남았다. 일 년 내내 땀 흘리며 심고 가꾼 것들을 거두어들이는 때라 모든 것이 풍성하여 시골에서는 제일 행복한 때이다.

창고에 그득한 한 아름이나 되는 늙은 호박을 보면 겨우내 우리 엄마 호박죽 끓여 드릴 생각으로 행복하고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은 꽃보다 아름답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땀 흘린 그 힘들던 기억은 벌써 잊고 그저 넉넉함만 남는다. 감나무는 해거리를 하기 때문에 올해는 다섯 나무 중 네 나무에서 수확이 있었다. 그래도 열 접이나 따서 두 접은 팔고 다섯 접은 곶감 만들어 널어 두고 세 접은 동네 분들에게 나누어 드렸다. 배도 넉넉한 수확이 있어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고도 먹고 남을 만큼 저장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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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밭에 남아 있는 무, 배추 알 배기면 뽑아 김장 담그고, 마늘 심어 짚 덮어주고, 배나무 잎 다 떨어지면 내년 더 좋은 수확을 위해 예쁘게 가지 쳐주는 일만 남았다. 흙과 친구 되어 보낸 한 해를 돌아보니 하루하루가 기적 같기만 하다. 다시 한 해가 더 가면 나도 조금 더 농사꾼다운 농사꾼이 되어 있을까? 아직은 아이들 소꿉장난 같은 나의 농사이지만 흙은 초보 농사꾼에게도 과할 정도로 풍성하게 베풀어 주었다.

어젯밤 첫 서리가 내렸다. 첫 서리가 내리면 뜨락의 꽃들은 하나 둘 떠나간다.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오늘, 여름부터 내내 뜨락을 환하게 해주던 다알리아를 베어냈다. 그러나 차마 이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녀석도 있다. 청승맞은 토마토는 왜 이리 아직도 열매를 주저리주저리 달고 있는지…. 여름부터 지금까지 엄마의 디저트로 소임을 다해온 녀석이다. 이제 날씨 차가워 열매 맺어도 익지는 못하지만 싱싱한 푸릇함에 차마 낫을 들이대지 못했다. 수세미는 한쪽 귀퉁이에선 잎이 말라가건만 아직도 새로운 열매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여름부터 쉼 없이 피고 지던 페추니아도 말라가는 줄기 끝에서 안간힘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매년 찬바람에 볼이 시린 이맘때는 창고는 그득하여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떠나가는 꽃들과의 이별로 마음이 허전하다. 그러나 하나하나 떠나가는 이별이 아쉽기는 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풀이고 나무고 새들이고 자연은 때가 되면 정확하게 다시 와준다는 것을 아니까…. 자연의 시간표는 어긋남이 없다는 것을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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