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비의 큰 엄마, 빅마마
알앤비의 큰 엄마, 빅마마
  • 신혜림 / 대중음악칼럼니스트, 대중음악웹진 ‘이즘’ 필진(www.izm.co.kr)
  • 승인 2008.10.31 11:27
  • 수정 2008-10-3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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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음악시장에 일침 가한 언니들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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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의 이름을 알린 것은 사실 영상이 먼저였다. 엄청난 가창력을 가진 알앤비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우선 그들의 노래부터 떠올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빅마마의 데뷔곡 ‘Break Away’를 생각해보면 알 것이다. 멜로디보다 뮤직비디오가 더 생생하게 기억나는 그 현상을 말이다.

외모지상주의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때 빅마마는 등장했다. 그룹명처럼 네 멤버 모두가 넉넉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오뚝한 코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느 여성 가수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외모보다 더 대단한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가창력이었다.

빅마마의 멋진 목소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Break Away’ 뮤직비디오에서는 소위 ‘쭉쭉빵빵’ 한 여성들이 립싱크를 하고 있었고, 빅마마는 무대 뒤에 숨어 열창을 하고 있던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왜곡된 음악 시장에 일침을 가함과 동시에 가수 본연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킨 영리한 마케팅이었다.

덕분에 빅마마의 1집 ‘Like A Bible’은 상당한 환호를 받았다. 가수가 노래를 등한시하는 시대에 진정한 노래꾼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시원한 울림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빅마마는 그 갈증을 해소하는 데 적격이었다. 덕분에 빅마마는 한국 최고의 여성 알앤비 그룹으로 부각될 수 있었다.

빅마마가 데뷔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알앤비 가수로서의 면모만 보였다면 아마 그들의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대중음악은 유행을 타게 마련이고, 알앤비는 유행의 한가운데에 있는 장르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 대중이 다른 음악을 원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빅마마는 영리했다. ‘노래 잘 하는 가수’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그들의 생명력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빅마마는 ‘여자’ ‘처녀들의 수다’와 같은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한 2집을 발표했고, 나아가 3집에서는 ‘For The People’이라는 앨범 명처럼 아픔에 싸여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냈다. ‘축복’ ‘사랑, 날개를 달다’ ‘ 모두 용서한다(짓밟힌 꽃송이를 위해)’ 같은 노래를 통해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덕분에 빅마마는 ‘가창력’이라는 음악의 표면적인 부분에서 ‘메시지’라는 내면적인 부분까지 아우를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사람들이 더 이상 알앤비에 열광하지 않고, 빅마마의 가창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그들의 음악보다 ‘빅마마 다이어트하다’라는 사실이 먼저 보도되는 상황에서도 그들이 흔들림 없는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대중적인 흑인음악에 집중했던 YG라는 소속사와 작별하고 만들어낸 4집에서도 ‘빅마마의 힘’은 변함이 없었다. 각 멤버들의 솔로, 그리고 함께할 때 들을 수 있는 화음은 빅마마가 여전히 독보적임을 증명해냈다. 가요계에 빅마마의 이름을 새긴 후 그것이 지워지지 않도록 충분히 굳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빅마마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Break Away’가 주었던 충격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마마는 자신들의 음악을 위해서만 꾸준히 걸어왔다. 힘든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던 뚝심은 지금의 빅마마가 있게 한 원천이다. 음악에 대한 뚜렷한 주관, 노래에 대한 변함없는 노력과 사랑은 앞으로 빅마마를 자타공인 한국 대표 여성 그룹으로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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