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 권지연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모니터분과장
  • 승인 2008.10.31 11:09
  • 수정 2008-10-3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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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가 아니어도 좋다…현실적인 영애씨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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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우리가 TV 드라마를 볼 때 시청자로서 생각하는 몇 가지 전형이 있다. 남자 주인공은 잘생기고 멋지고 여자 주인공은 날씬하고 예뻐야 하며, 이들의 이야기는 보통 신데렐라 이야기이고 삼각관계는 기본, 악녀도 등장한다는 것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런 캐릭터나 내용이 아닌, 전형성을 깨는 드라마가 등장하기도 한다. 통통해진 김선아를 볼 수 있었던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나 남장 여자의 신기원을 보여준 MBC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이 나왔을 때 새롭고 신선하다는 격찬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 주인공들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인물은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 ‘이영애’일 것이다.

케이블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파격적인 타이틀부터 다큐 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까지 ‘막돼먹은 영애씨’는 여러 면에서 새롭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여자 주인공의 개성적인 캐릭터다.

외모지상주의·착한 여자 콤플렉스 벗어난 비전형적 여주인공 캐릭터

 

영화배우 이영애를 빗댄 여자 주인공 이영애는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를 연기했던 개그우먼 김현숙씨가 맡았다. 예상되는 바와 같이 영애는 기존의 상식을 깨는 캐릭터. 우선 전형적인 여주인공의 날씬함, 예쁨, 착함 등의 성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즉 외모지상주의의 캐릭터도 아니고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도 아니다. 이는 타이틀인 ‘막돼먹은’에서도 눈치 챌 수 있다.

또한 영애는 흔한 여주인공의 행보를 밟고 있지도 않다. 연하의 남자친구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주름 제거 시술도 받고 그와 결별한 뒤 방황하며 호스트바를 기웃거리는 등 주인공에게 요구되어 왔던 도덕성과도 거리가 멀다.

보통 이런 캐릭터는 여주인공의 보조 캐릭터나 혹은 조연 캐릭터 혹은 시트콤에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활용되던 인물들이다. 케이블 채널이기에 덜 규제적이고 실험적인 상황에서 등장한 여자 주인공 캐릭터다.

현실적인 에피소드와 캐릭터에 여성 시청자 환호와 공감

다소 모험적이었던 ‘막돼먹은 영애씨’는 현재 시즌 4를 방영하고 있다. 독특한 주인공의 캐릭터와 현실적인 에피소드에 웃음을 더한 점이 시청자의 관심을 끈 것. 케이블로서는 성공적인 평균 시청률 1%를 넘어서기도.

이 드라마가 시즌 4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주인공의 등장, 그리고 여성 시청자들이 환호하고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애가 다니는 작은 광고회사의 사장은 아래 부하를 쥐어짜면서도 소기업 특유의 직원과의 인간적인 접촉도 보여준다. 회사 내의 인물들도 다양한 외모와 성격, 연애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롭게 등장한 ‘장동건’은 영애와 사사건건 부딪치는데 영화배우 장동건과 이영애를 연상시키는 작명 센스에 웃음이 난다. 또한 실제 인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인물을 등장시켜 ‘막나가는 이영애와 대기업 출신의 콧대 높은 장동건’이라는 신경전을 만들어냄으로써 더욱 흥미롭게 극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련과 맞닥뜨린 영애의 모습

현실 극복하고 당당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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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서 영애는 많은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잘생긴 연하의 남자친구 원준과 헤어지고 직장에서 장동건의 막강한 견제로 존재감의 위기도 느낀다. 특히 연하의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보여주었던 그의 행동에 이 드라마의 많은 여성 지지자들은 실망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잘생긴 원준과 사귀는 것이 꿈만 같던 영애는 그와의 관계에 불안해하고 그 불안감은 그녀로 하여금 스토킹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도록 했기 때문.

어려 보이기 위해 성형시술도 하고 급기야 집에 소개시키려 하자 원준은 영애와의 관계에 부담을 느껴 헤어질 것을 선언한다. 이 같은 영애의 연애 과정이 그의 외모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기를 바랐던 시청자에게는 실망이 되겠지만 이것 또한 그의 처절한 연애 과정의 하나이고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 단면을 보여준 예일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런 시련이 영애가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해 나가거나 혹은 앞으로의 연애에 조금 더 당당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과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영애를 보는 것이 단지 실망스러움으로만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같은 케이블 드라마인 MBC 드라마넷의 ‘별순검’처럼 품위를 갖춘 드라마도 아니고 대단한 철학이 있는 드라마도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만의 소소한 재미와 신선함은 분명 새로운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싱글 여성들의 로망이 된 ‘골드미스’가 되려고 좌충우돌하는 영애의 고군분투는 현재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의 전개에서 영애의 진일보한, 혹은 통쾌한 행보가 가능할지 그래서 기다려 보고 싶다. 물론 그 길이 쉬워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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