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짧은 겨울… 소비패턴 “심상치 않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산업 전반 변화만이 살 길”
가정주부 윤주영(32)씨는 가족의 소비를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1남1녀의 토끼 같은 아이들, 자상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남편이 입을 옷과 사용하는 소품들을 구매하는 것이 취미이자 행복이다. 그는 계절이 바뀔 때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다. 아이들과 남편, 자신이 입을 옷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가을 치고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가을철 옷을 사야할지, 조금 기다렸다 겨울철 옷을 사야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중산층으로서 의류 구입비로 엄청난 금액을 지출할 수는 없는 노릇.
그는 가을 날씨가 과거에 비해 따뜻해졌고 일교차는 옷을 껴입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조금 기다렸다가 겨울철이 되면 옷을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실제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계절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유통업계의 매출 구조가 과거와 다른 구조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백화점들이 가을 정기세일 기간에 최고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표1 참조>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가을 날씨에 비해 최근 가을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가을철 의류 구입을 미루고 겨울철 의류 구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온난화 현상으로 가을철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 가을 상품의 판매량이 떨어짐에 따라 매출이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날씨 변화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가 매년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적절한 대응책 수립 없이는 생존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예모 삼성지구환경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소비패턴의 변화는 오래 전부터 예견돼 왔던 일”이라며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날씨의 변화가 현재 추세대로 이어질 경우 2090년에는 부산을 필두로 남해안과 동해안 지역의 겨울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표2 참조)”며 “기업들은 기후 변화에 따라 생산품의 변화, 마케팅 방식을 전략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