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방문한 인기 동화작가 수지 모건스턴
한국 첫 방문한 인기 동화작가 수지 모건스턴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24 11:34
  • 수정 2008-10-24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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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는 책 읽는 부모가 만들어요”
딸들과의 소통 위해 동화 쓰기 시작…글쓰기 통한 소통 권유
어린이문학 필요성 역설…어려운 책은 책 읽기 거부감만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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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나오는데 프랑스 국기를 만나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는 미국 뉴저지주의 뉴워크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고향에 있을 때는 한국에 오리라고 생각도 못 했어요. 심지어 프랑스인과 결혼해 프랑스로 이민을 가게 될 줄도 몰랐죠. 미국에 있을 때는 뉴저지를 벗어난 일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인생 참 재미있죠.”

미국 출신의 인기 동화작가 수지 모건스턴(63)이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모건스턴은 자신의 손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쓴 ‘엠마’ 시리즈, 사춘기 시절 엄마와 말하려 하지 않는 큰딸과의 소통을 위해 썼다는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신선한 수업 방식의 할아버지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은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모건스턴은 이번 방문에서 영훈초등학교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의 강연회, 국내 어린이 문학 작가들과의 좌담회, 독자를 위한 사인회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 강연회에서 그가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

“아이들은 그냥 둬도 스스로 책을 잘 읽어요. 문제는 부모에게 있죠. 아이가 책을 잘 안 읽는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에게 ‘어머니는 책을 얼마나 읽으시죠? TV 볼 시간은 있으시죠?’라고 반문해요. 엄마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같이 읽습니다. 독서의 즐거움은 강요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염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는 “프랑스 교육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책을 읽게 한다”며 어린이 문학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어려운 책은 아이들에게 문학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어린이 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리 포터’가 대히트를 치기 전까지 동화작가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대학교수로 있을 때 ‘저 작가예요’라고 하면 ‘우와’ 하던 사람들도 ‘동화작가예요’라고 말하면 ‘에이’라며 태도를 바꾸더군요.”

그의 책을 읽다 보면 그가 환갑을 넘긴 할머니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는 “내 정신연령은 아직도 13세인 것 같다”면서 매사를 아이의 수준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동화를 쓸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마음으로 인생을 즐기고 살아가며 인생 그대로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교사로 재직하면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동시에 동화를 썼다.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그러나 그는 “글은 언제라도 쓸 수 있는 것이며 매 순간 생각나는 대로 아무데서나 글을 쓴다”면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학교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글을 쓰게 시켰고 그때 나도 같이 글을 썼어요. 글쓰기는 내게 있어 먹는 것과 같은 활동이죠. 글이란 것은 인생의 휴식기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도 쓰는 것이죠.”

그는 영훈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글쓰기의 즐거움을 설파했다. 그는 “글쓰기는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작가는 주변 사람들의 머리나 신발, 표정 등을 항상 살피는 스파이가 되어야 한다”며 “어릴 적 일어나자마자 전날 한 일을 일기로 썼다”면서 이 아침 일기가 뭘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책 속에는 딸이나 손녀 등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변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이 모두 동화의 소재가 되고 있다. 첫째딸과 함께 쓴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교환 일기를 쓴 데서 시작된 작품이며 ‘중학교 1학년’은 말하기를 좋아한 작은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부모 자식은 물론이고 남편, 애인, 회사 동료, 사제지간 등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글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보라”며 권했다.

수지 모건스턴은 프랑스 유학 중 수학자인 남편을 만나 프랑스 니스에 정착했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가르쳤으며 두 딸을 위한 책을 쓴 데서 시작해 동화작가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2005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번 방한에 때맞춰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와 ‘글쓰기 다이어리’ 등 2권이 새로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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