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속는 공짜 휴대폰의 비밀
알면서도 속는 공짜 휴대폰의 비밀
  • 김세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16 13:28
  • 수정 2008-10-16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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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이익’ 알고 보면 ‘손해’
약정조건 어기면 할부금액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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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드립니다.”

각종 휴대전화 매장마다 진열대 앞에 버젓이 붙여 놓은 홍보 문구다. 심지어 ‘손해 보면서 판매하는 매장’이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은 해당 매장 앞에 자연스레 발길을 멈춘다. 공짜라는 유혹 때문이다. 보조금 지급 제도가 없어졌음에도 휴대전화를 공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등포 지하상가 휴대전화 매장 앞에서 만난 김희정(22·학생)씨는 “휴대전화를 바꿀 때면 공짜 매장을 찾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며 “가족 대부분이 이렇게 최신형 휴대전화로 교체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된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며 공짜 휴대전화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또 공짜 휴대전화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 접수도 엄청난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 CS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공짜 휴대전화 관련 피해 접수 건수는 43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짜 휴대전화’의 비밀은 흥미롭게도(?) 통화료에 있다. SKT·KTF·LGT 통신사의 대리점들은 전화 사용요금이 월 3만~4만원이면 휴대전화가 공짜라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한다.

약정할인제도를 통해 할인받는 금액이 휴대전화 단말기 값과 동일해 추가 부담금 없다고 강조한다. 약정할인제와 함께 휴대전화 단말기를 할부로 구입하면 단말기 가격만큼의 요금을 매달 나눠서 할인받아 결국 어떤 기종이든 공짜 휴대전화가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다르다.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되는 공짜 휴대전화의 가격은 대부분 40만원대 이하 제품들이다.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약정할인제도를 통해 사용해야 할 월 사용료가 증가해 공짜 휴대전화로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등장한 터치스크린 제품과 같은 80만~90만원대의 단말기를 공짜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9만~10만원 이상의 월 사용료를 2년간 유지해야 한다. 결국 휴대전화 단말기의 할부금액만큼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이용자는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모든 사람이 공짜로 살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용자는 ‘공짜’로 인지하고 구입하지만 약정금액만큼 통화하지 않으면 단말기 값은 고스란히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대리점이 내세우는 약정할인 금액은 이용자가 일정 기간 약정을 하면 당연히 할인되는 금액으로 공짜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용산에서 근무하는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동전화 시장의 유통 구조상 고가(40만원 이상)의 단말기는 장기간 약정을 해도 무료 제공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공짜 휴대전화는 대부분 약정요금제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짜 휴대전화’는 ‘눈속임’이자 ‘고도의 상술’이라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내세워 다단계식으로 운영을 하는 업체도 성행,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일례로 인기 기종인 SKY IMS-330K의 판매 가격은 40만~50만원 사이. 해당 단말기를 공짜 휴대전화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통화료로 매달 4만5000~6만원씩 2년간을 사용해야 한다. 기본료와 부가세 등이 합쳐질 경우 청구되는 통신료는 7만~8만원에 달한다. 만약 통화료가 약정 금액보다 적을 경우 할부 금액 명목으로 통신료 고지서에 2만원가량의 요금이 추가된다.

8만원씩 2년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총 비용은 192만원으로 40만~50만원의 단말기 값을 제하면 142만원이 통신비다. 142만원을 24개월로 나누어 보면 매달 6만원의 통화료를 사용해야 하는 셈. 통화료를 평균적으로 6만원 보다 적게 써왔던 사람이라면 일정 금액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또 6만원이 넘는 전화요금을 썼다고 하더라도 이용자가 일정 기간 약정을 하면 당연히 할인되는 액수인 만큼, 단말기 값을 지불해 구입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의무 약정에 따라 할인되는 금액을 단말기 보조금으로 왜곡하는 사례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피해가 확대될 경우 사실조사 등을 통하여 강력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용자 스스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가입 전에 이용약관, 약정기간, 이용요금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피해가 발생되면 방송통신위원회 CS센터(지역번호 없이 1335)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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