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조태권 광주요 회장
[CEO 초대석] 조태권 광주요 회장
  • 김세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16 13:15
  • 수정 2008-10-16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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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여성의 손 많이 가는 음식 아니다"
한국 대표 식객 한식에 대한 편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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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한식이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간단합니다. 한국에서 음식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대기업의 요식업 투자에 대한 인식도 바뀌는 것도 중요하죠.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태권 ㈜광주요 회장. 그는 한국문화 속에 ‘한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여긴다. 문화란 음식을 먹고, 즐기는 가운데 음식뿐 아니라 기타 부수적인 산업들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음식을 담는 접시를 만들기 위한 도자기 사업, 음악을 위한 악기 사업,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기 위한 건축 사업, 흥을 돋우는 주류사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조 회장의 사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광주요는 도자기 회사다. 청자와 백자를 만든다. 이들 도자기는 그가 운영하는 한정식 레스토랑 ‘가온’의 식기로 쓰인다. 또 광주요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전통 소주 ‘화요’의 술잔도 만든다.

음식과 산업 발전, 문화 발달은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그의 철학을 사업에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국내 음식문화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 한다.

한식 특유의 깊은 맛과 도자기의 기풍, 아름다운 한국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게 꿈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은 여성의 손이 많이 가고 계량화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세계화가 어렵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핑계에 불과해요. 세계화에 성공한 프랑스 음식은 손이 더 많이 가고, 일본 음식의 계량화가 더 어렵죠. 인식의 변화, 이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음식문화는 언제부터인지 즐기는 것이 아닌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인식되어 왔고, 유지되어 온 것을 바꾸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국내에 웬만한 음식점들을 가 보면 다 안다. 손님이 자리를 잡기도 전 재빨리 음식이 차려진다. 음식을 음미할 시간은 사치다. 성급히 먹고 자리를 뜬다. 가격은 저렴할수록 좋다.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하나의 생존 도구일 뿐이다.

프랑스 식당을 보자. 식사 전 예약은 필수다. 오랜 전통처럼 내려온 오페라,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시간에 맞춰 요리별로 한 가지씩 천천히 음식이 나온다. 2시간이 넘는 식사시간 동안 천천히 음식의 참맛을 음미한다. 요리가 담겨 나온 식기를 보며 감탄하고, 주변 인테리어 소품에도 시선이 멈춘다. 음식과 문화를 함께 즐긴다. 가격은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만큼 프랑스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즐겼는지가 중요하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는 즐긴다는 개념이 희박합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좋은 음식을 먹이며 음식에 대한 자녀들의 식견을 넓혀 주는 게 중요해요. 음식의 다양성을 통한 식문화 발전은 향후 국내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조 회장이 운영하는 음식점 ‘가온’은 국내 식당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한꺼번에 차려 나오는 기존 한식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버렸다. 요리별로 한 가지씩 천천히 음식이 나온다. 한식문화에 양식문화를 조합한 형식이다.

삼겹살·양념갈비처럼 ‘굽는 요리’도 없다. 아예 구워서 나온다. 양념도 많이 하지 않는다. 재료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서다. 가격도 비싸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을 살려내고, 한국 특유의 문화를 듬뿍 담아냈기 때문이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한식만의 특성에 세계인의 입맛과 성향을 적절히 조화시켜 낸 것이다.

그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고급화 마케팅’이다.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겨냥한 음식과 식기 등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한식이 세계 상류층을 위한 음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전략이다. 그가 이 같은 전략을 지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화란 상류층을 잡아야 대중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문화도 그렇게 전달되기 때문이죠. 과거 귀족문화로 불렸던 오페라, 클래식 등이 대중문화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일례로 일본은 고급화를 내세운 ‘스시(초밥)’ 하나로 세계 각국의 상류층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회전초밥집’을 통해 중산층을 공략했고, ‘포장초밥’으로 서민층을 공략하며 대중화를 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조 회장은 한식 고유의 특성과 외국의 문화를 적절히 조합해 세계 각국의 상류층을 공략하면 한식의 세계화도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믿는다. 사전 준비도 모두 마쳤다. 다만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대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하는 조 회장. 한식의 브랜드화를 통해 그가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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