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교육 요람 경기여고 100주년
여성 공교육 요람 경기여고 100주년
  •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10 14:56
  • 수정 2008-10-1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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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한성고등여학교’로 출발, 금녀 영역 도전
여고생 전원 3·1운동 참여…‘여걸 사관학교’ 명성
한국 최초 여성 대법관·국회의원·외교관 등 배출

 

경기여고 동문들이 지난 7일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개교 100주년 동문미술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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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고등여학교(경기여고의 전신)의 성격을 일본인들의 식민지화를 위한 교육시책으로만 폄하하는 일부의 시각은 편견이며, 여성의 공교육을 제일 먼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주장한 것이 여성 스스로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경기여고 100년사 중)

1898년 10월 13일 북촌 양반가 부인 100여 명이 모여 “학교가 아니면 총혜한 계집 아해들을 가르칠 도리가 없다”며 고종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그로부터 10년 뒤 조선 마지막 임금 순종의 칙령으로 현재의 서울 종로구 당주동 한옥에서 한국 최초의 관립 여성고등교육기관인 ‘한성고등여학교’(경기여고의 전신)가 탄생됐다.

경기여고는 15일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경기여고는 선교사나 개인 독지가에 의해 세워진 사립학교가 아니라 국내 최초의 관립 여학교이자 여성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힘입어 설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경기여고 100년사 발간

이 학교 동문회는 한국 여성 공교육의 요람으로서의 경기여고의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올해 말 ‘경기여고 100년사’를 출간키로 했다.

편찬위원장인 김숙현 한세대 교수는 “경기여고 100년사는 1908년 이 땅의 최초 여성 공교육 기관으로 탄생한 경기여고의 한 세기를 돌아보고 또 다른 한 세기를 내다보기 위한 역사서”라며 “여성 공교육의 백년사이자 민족사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집필 과정에서 경기여고생 전원이 3·1운동에 참여하고, 이 중 32명이 일본 경찰에 연행됐다는 점과 경기여고가 단순히 왕의 명령으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학교를 세워달라고 요청한 점 등이 재조명됐다.

경기여고는 ‘여성 교육에 앞장선다’는 개교 취지에 걸맞게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의 걸출한 여성 리더들을 쏟아냈다.

특히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여성들을 배출하며 다양한 직종에서 금녀의 성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정치·법조계에서 경기여고는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편정희(26회), 최초의 여성 외교관 홍숙자, 최초의 여성법무장관 강금실(63회), 최초의 여성 대법관 김영란(63회) 등을 배출했다. 언론계에서는 3회 졸업생인 이각경이 국내 최초의 여기자로 ‘매일신보’에서 활동했고, 9회 졸업생 최은희가 최초의 민간신문 여기자로 명성을 날렸다.

이밖에 국내에서 최초로 병원을 개업한 허영숙(3회),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4회), 최초의 여성 과학자 김삼순(18회) 등 경기여고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홍보 회우분과 이경순 위원장은 “교육에 굶주려 있던 여성 인재들이 모여 높은 질의 교육과 함께 사회적 책임의식을 배운 것이 경기여고가 ‘여걸 사관학교’로 명성을 날릴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며 “여성에 대한 금기 영역이 많았던 당시에도 원하고 노력하면 남자와 경쟁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경기여고가 100주년을 맞아 여성 리더의 산실에서 한 걸음 나아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의 산실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술 심포지엄 등 개최

경기여고는 15일 경기여고 개교 기념식과 100주년 기념관 착공식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드림 중등교육, 21세기 리더십’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100년의 양장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 패션 100년’ 특별전도 마련된다.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경운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국산 모직 투피스, 육영수 여사의 원피스 등 100년의 양장사가 현장감 있는 인물 사진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박양실 기념사업회 회장은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다시 100년을 바라보며 함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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