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 양립정책, 경제 활동 참여 ‘열쇠’
‘알파걸’일수록 여성운동 지지, 필요성 공감
<여성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만 20세부터 39세까지 전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의식과 행동양식을 알아보기 위해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30 여성의 75.7%가 여성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폐 논란을 겪었던 여성부에 대해서도 절반을 넘는 58.9%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요 없다고 답한 사람은 6.6%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여성정책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2030 세대가 상대적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30 여성 가운데 학창시절 알파걸이었거나 알파걸에 가까웠다고 답한 여성이 32.1%에 달했다. 2030 여성의 59.2%는 역할모델이 없다고 답한 반면, 20대 초반 여성의 53.3%가 역할모델이 있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의식에 대해서는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에 대해 67.4%가 “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성관계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4.6%가 “결혼한 뒤 또는 결혼을 약속해야 가능하다”고 답한 것이다.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가 성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권에 대한 인식은 뚜렷했다. 응답자의 95.6%가 “결혼 후에도 내 명의의 재산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미혼일수록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성공’에 대한 입장도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자아성취(40.1%)를 성공으로 생각하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은 자신의 굳은 의지(35.3%)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좋은 직장의 조건도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이 없는 직장(23.4%)이라고 답했다.
반면 20대 중반만 넘어가도 성공은 일과 가정의 양립(41.3%)으로 반전됐다. 이들은 가족의 이해와 지원(44.9%)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직장도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곳을 꼽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한편 2030 여성들은 여성의 군복무에 대해 90.2%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면 된다”고 답해 최근 논쟁 중인 ‘여성 징병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여성이 가장 성공할 수 있는 분야로 ‘교육’(32.6%)을 꼽았고, 문화예술계(18.7%), 사회복지(18.3%), 창업(12.0%)이 뒤를 이었다. 20대 여성의 경우 특히 문화예술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