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따진 후엔 예산도 ‘새로 고침’
남녀 따진 후엔 예산도 ‘새로 고침’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02 11:06
  • 수정 2008-10-0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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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5개 사업 성인지 예산안 작성 시범
성차별 뻔한데 공무원 태반 “예산 못 바꿔”
모든 일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물며 국가 예산을 ‘성인지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짜야 하는 ‘성인지 예산제도’라면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23개 기관(12부 1처 10청)에서 시행 중인 성별영향평가 대상 사업 45개를 골라 성인지 예산안 작성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예산센터(센터장 김영옥)가 개발한 성인지 예산안 작성 지침을 각 부처에 제공했다.

이어 6월에는 담당 공무원 41명을 대상으로 성인지 예산제도 관련 전문 교육을 지원했다.

하지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팀(연구책임자 김영옥)이 각 부처가 제출한 성인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대상이나 예산이 한쪽 성에 치우쳤는데도 ‘성 중립적 사업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거나 ‘실제 사업 효과에서는 성별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한 것이다.

사업 목적이나 예산 배분에서 성별 편차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성별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해진 예산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고 있다.

45개 사업 중 15개 사업(33.3%)만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책임을 맡은 김영옥 센터장은 지난 9월 25일 열린 제6차 성인지 예산포럼(GB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센터장은 “45개 사업 중 39개 사업(86.7%)이 사업 수혜자를 남녀로 구분했지만, 예산을 남녀로 분리한 것은 8개에 불과했다”며 “성평등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15개 사업도 이미 성평등 관련 목표제가 시행 중인 사업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성별분리통계나 여성할당제 등 기존 제도를 통한 결과를 기계적으로 적어 넣었을 뿐, 별도의 성인지적 예산 분석을 거쳐 예산에 반영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담당 공무원들의 성인지적 관점을 높이지 않으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공산이 크다”며 “예산안 작성 주기에 맞춰 체계적인 교육과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여성부, 관계부처, 전문가로 구성된 ‘성인지 예산제도 추진 기획단’(가칭) 설치 ▲각 부처 내 예산총괄부서에 성인지 예산 담당자 지정 ▲여성부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설 기구 ‘성인지 예산안 작성 지원단’ 구성 ▲성인지 예산안 우수 기관에 대한 포상·성과급 등의 인센티브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한편 연구팀은 연말까지 연구 결과를 수정·보완한 새로운 성인지 예산안 시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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