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30 여성 보고서 ① 여성운동 & 정치의식
대한민국 2030 여성 보고서 ① 여성운동 & 정치의식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02 10:59
  • 수정 2008-10-02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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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설 생각 없지만 여성운동은 필요”
양성평등 ‘미흡’…정치성향 ‘중도>진보>보수’
“나는 페미니스트” 11%… “알파걸 거쳤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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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성운동은 필요하다.”

2030 여성들이 여성운동을 바라보는 진짜 속마음이다. 자신을 여성주의자(페미니스트)라고 밝힌 사람은 11.4%에 불과했지만, 여성운동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5.7%에 달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2030 여성들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2030 여성 가운데 학창시절 알파걸이었거나 알파걸에 가까웠다고 답한 여성은 32.1%에 달했다.

알파걸은 학업이나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성과 대등하거나 남성을 능가하는 10대 여성을 말한다.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은 잘해야 중위권(51.4%)이고, 아직도 하위권(46.0%)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성운동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2030 여성들에게 사회의 다양한 성차별 관행을 줄여나가는 유일한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2030 여성들은 여성운동의 최대 성과로 ‘호주제 폐지’(32.9%)를 꼽았다.

호주제는 아버지 또는 남편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을 재편하는 가부장제의 대표적 산물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가족관계등록제가 시행되면서 여성도 자녀에게 자신의 성(姓)을 물려줄 수 있게 됐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2030 여성들에게는 일대 혁신이 아닐 수 없다.

2030 여성들은 또 여성운동이 여성 스스로의 의식 변화에 선도적 역할(21.2%)을 했다고 평가했다.

남성은 일하고 여성은 살림하는 왜곡된 성역할에 대해 여성계가 꾸준히 문제제기한 덕분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증가했다(10.6%)는 것이다.

직장 내 채용·승진에서의 여성 차별을 상당 부분 해소(8.5%)한 것도 대표적 성과로 거론된다. 

최근 존폐 논란을 겪었던 여성부에 대해 절반이 넘는 58.9%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 때문이다. 필요 없다고 답한 사람은 6.6%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성인권 3법이라 불리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에 관한 법 집행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폭력은 언제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많이 발생(76.9%)하고 있고, 올해 시행 4주년을 맞은 성매매특별법도 실효성이 없다(28.7%)는 것이다.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도 32.5%에 달했다.

2030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 피해를 막고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특히 남성)과 사회의 의식변화(67.9%) ▲강력한 법·제도 마련(21.6%) ▲여성부 등 관련 부서의 노력(4.0%) 등을 과제로 꼽았다.

2030 여성들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37.1%)와 진보(24.9%)에 집중됐다. 보수라고 밝힌 여성은 9.7%에 불과했다.

지지하는 정당별로 살펴보면, 상대적 진보인 민주당(12.4%)과 민주노동당(11.5%), 진보신당(3.7%)을 지지하는 여성은 27.6%로 나타났고, 상대적 보수인 한나라당(20.1%), 친박연대(3.3%), 자유선진당(2.2%)을 지지하는 여성은 25.6%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40.8%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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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대한민국 2030 여성 보고서’는

여성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만 20세부터 39세까지 전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의식과 행동양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52.5%가 미혼이었고, 68.8%가 현재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16.6% 정도가 결혼한 뒤에도 직장생활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사무직(28.7%)이었다. 서비스 영업직(9.7%), 교사·학원 강사(8.3%), 전문직(7.5%)이 뒤를 이었다.

전업주부도 18.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부분 만 31세부터 33세까지의 연령대였다.

고용 형태는 대부분 정규직(39.9%)이라고 답했는데, 비정규직도 20.9%로 적지 않았다. 자영업자는 2.2%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100만원에서 149만원(23.6%) 사이가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하의 여성이 15.9%에 달했다.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는 2.4%에 불과했다.

조사는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www.embrain.com)이 맡았으며,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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