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 초대석] 서정미 디자인오엔 대표
[여성 CEO 초대석] 서정미 디자인오엔 대표
  • 전희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02 10:27
  • 수정 2008-10-0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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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소비자 간 커뮤니케이션 해결사
10여 노하우로 대기업 프로젝트서 두각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좋은 이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사고 싶도록 소비자의 마음까지 움직여야 합니다.”

포장디자인으로 제품을 가장 돋보이게 날개를 달아주는 서정미(37) 디자인오엔 대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서 대표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포장디자인 일이 재미있어 항상 즐거울 수밖에 없어요. 대기업의 히트상품도 의미가 있겠지만 성장 가능성 있는 제품에 제 디자인이 가미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고 그것이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일을 즐기면서 할 줄 아는 그이기에 충만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상품 판매장의 진열대에서 소비자의 시선이 처음 닿는 곳이 바로 제품의 외관이다. 포장디자인은 기업과 소비자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1차 결정체로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포장디자인의 이러한 매력에 빠져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오리온, 기린, 크라운제과 등의 디자인실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다 더 다양한 제품을 접하고 싶은 욕심에 2002년 포장디자인 및 브랜드이미지(BI) 디자인 회사 ‘디자인오엔’을 설립했다.

서 대표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대기업 프로젝트를 줄줄이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초코파이·자유시간·고래밥·찰떡쿠키·오예스 등 제과제품을 비롯해 설레임·누크바·위즐과 같은 빙과류, 킨사이다 제로·자뎅 커피 등의 음료, 태양초고추장 등 알만한 800여 개 유명 제품의 포장디자인과 BI 디자인이 서 대표의 작품들이다. 실력을 인정받아 6년이란 짧은 기간에 탄탄한 회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쉽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파트너로 채택되기 위해 치러야 했던 입찰의 연속으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끊임없는 노력 덕분인지 결과는 ‘백전백승’. 최근에는 CJ와도 계약을 하며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주로 식품 분야의 포장디자인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생활건강과 관련한 기업에서도 러브콜이 꾸준히 오고 있다. 얼마 전 LG생활건강의 10대 청소년 전용 화장품 브랜드 ‘나나스비’의 포장디자인과 BI 디자인 작업을 했다.

이렇게 ‘잘 나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서 대표는 첫 직장에서 배운 많은 것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영업, 연구, 수출, 생산 등 다양한 부서들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디자인을 체득했고, 당시 마케팅을 담당하던 이화경 상무의 감각과 지도력을 보면서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밝혔다.

여성 CEO가 되고나서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남자들은 서로가 금방 친해지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그들과 두 번, 세 번 만나야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여성이기 때문에 장점일 때가 더 많습니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주변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힘들어 그만 두는 젊은 여성들을 보면 안타까웠다.

“저도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어 직장에 데려온 적이 있어요. 직접 겪어보면서 여성 직원들을 위한 탁아시설 마련이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여성이 일하기 편한 기업문화 형성과 더불어 여성들 스스로 두 가지를 다 잘할 수 있는 문화와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다음날 눈 뜨면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늘 샘솟는다는 서 대표는 디자인오엔의 최고의 경쟁력으로 애정과 열정을 꼽았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믿고 맡겨준다는 그의 말에서 실력과 감각, 신뢰감, 경영철학이 묻어났다. 앞으로의 목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며 글로벌한 디자인 회사로 성장하는 것.  

“디자인은 여성만의 섬세함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특히 포장디자인 분야는 인력이 별로 없어 그만큼 이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어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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