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계 영향 미치는 상징적 질병
친환경 생활습관, 단순 소박한 삶 필요

언제부터인가 해마다 10월이면 도시는 온통 핑크빛으로 화장을 한다. 바로 ‘유방암의 달’인 10월을 상징하는 색이 ‘핑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핑크색 물결로 마라톤을 하고, 의사들이 핑크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을 위해 합창을 한다.

화장품 회사들은 10월에 맞춰 핑크리본이 새겨진 제품을 내놓는다. 그러나 거리에 핑크색이 많아지는 만큼 우리 사회에 유방암 발병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쪽이 어두워진다.

미국이나 영국 여성 8~9명 중 한 명이 평생 한 번 유방암에 걸린다. 한국 여성들은 30~40명 중 한 명꼴로 유방암에 걸린다. 폐경 이후 환자가 대부분인 서구와는 달리 한국은 폐경 전 40세 이하 젊은 환자가 60% 정도를 차지한다.

무엇이 이렇게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을 유방암에 걸리게 하는 걸까.

흔히 유전적 요인, 비만, 초경과 완경 사이의 기간, 출산과 모유 수유, 식습관, 음주와 흡연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50% 이상의 여성들은 이런 ‘알려진 원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유방암에 걸린다.

캐나다 여성환경단체인 ‘WHEN’의 유방암 동영상에 진행자로 출연한 올리비아 뉴튼 존은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잘 먹었고, 운동도 했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말이다”라고.

한편 유방암과 환경 요인에 주목하는 많은 연구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합성화학물질들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발암물질에는 방사능, 석유화학물질, 자동차 배출가스, 대기오염, 페인트 제거제, 살충제 등이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경구용 피임약, 호르몬 대체요법, 플라스틱, 음식포장재, 세탁용 세제, 헤어스프레이나 매니큐어 등 이·미용품, 방향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숫자를 세어보라. 오늘 하루 깨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접한 합성화학물질의 수는 몇 개인지.

핑크리본 캠페인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매우 필요한 일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전문의들은 30대 이후는 유방암 검사를 매년 1회씩 받을 것을 권하고, 자궁경부암처럼 유방암 백신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예방은 무일푼이어서 의학자나 기업이 참여하기 쉽지 않으나, 평등하며 지구 생태계에도 인간에게도 부담이 적은 건강법이다.

앞에서 말한 유방암과 발암물질 및 화학물질들의 연관성을 밝히는 일은 매우 어렵고 난처한 일이다. 하지만 위험하다는 증거가 명확할 때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이나 상품의 안전성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으면 미리 규제하고 조심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모두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환경호르몬으로 오염된 실내공기 속에 숨쉬고, 아주 갓난아이 때부터 방부제나 합성계면활성제가 포함되었을 샴푸나 로션을 사용하고 역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갖고 놀게 되니까.

유방암은 상징적인 질병이다. 유방암을 발병시키는 원인은 자궁생식암 등 다른 암도 발생시키고, 여성뿐 아니라 모든 인류, 나아가 지구 생태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규제 강화와 함께 단순 소박한 삶을 권한다. 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기능이 단순한 제품일수록, 성분이 적을수록, 분석되지 않은 불필요한 성분이 적은 제품일수록 좋다. 참고로 유방암 사전 예방 활동을 위해 여성환경연대는 10월부터 ‘stop 유해화학물질 down down 유방암’ 캠페인을 벌인다. 더불어 안전한 화장품을 위한 토론회 및 ‘에코걸, 착한 화장품에 빠지다’ 워크숍도 계획 중이니 관심 있게 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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