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음주실태 조사 언론보도 "문제 있다"

지난달 여대생 11%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필름이 끊길 정도로 음주문제가 심각하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여러 매체에 보도됐다.

언론 보도의 내용은 우리나라 여성 중 특히 여대생들의 음주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여대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여대생 술문화 심각지 않다”

언론들은 일제히 ‘여대생’을 인용함으로써 이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현대 여성의 문화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외국 여성의 음주 실태나 우리나라 남성의 음주 실태에 대한 자료는 제시하지 않은 채 ‘여성들의 음주’만을 문제 삼아 보도했다.

그러나 광주여대 도은영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광주광역시 북구 여성 음주 실태’에 관한 연구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면, 여대생뿐만 아니라 직장 여성,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도 교수는 “임신부와 미혼모 집단의 경우 10명 중 1명꼴로 문제 음주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문제 음주자들을 선별해 조기 중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주부의 경우 10명 중 1~2명꼴로 음주문제가 있으나 3.3% 정도만이 음주관련 교육을 받은 상태로 향후 주부 대상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여대생과 관련해서는 “여성 중에서는 여대생의 음주문제가 심각하므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음주 관련 교육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설문조사 내용을 보도한 것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된다. 모 일간 경제지의 9월 22일자 기사 내용은 ‘여대생 음주 빈도가 월 2~4회 50.9%로 가장 높았으며 주 2~3회 마신다는 경우도 12.7%로 매주 술을 마시는 여대생들이 63.6%로 3년 만에 무려 12.9%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월 2~4회 마시는 여대생과 주 2~3회 마시는 여대생의 수치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매주 술을 마시는 여대생이 60%가 넘는다고 속단하고 있다.

똑같은 항목으로 2005년에 조사된 결과가 있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 수치를 밝히지 않아 정확한 비교 분석이 어렵도록 했다.

이번 여성 음주 실태 연구 결과에 대해 대학생들의 입장은 비판적이다. “생각만큼 여대생의 술문화는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구시대적 발상의 설문조사

대학생 염정원(홍익대 4년)씨는 “여대생 입장에서 봤을 때 여대생만을 대상으로 한 이런 설문조사 의도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여대생만을 문제시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불편하다”며 “실제 주변을 보면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술을 훨씬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

여운수(상명대 2년)씨도 “예전보다 여자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많이 마시는 경우를 본 적은 거의 없다”며 “음주문화 개선 교육을 하려면 남녀 구분 없이 대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대생들의 음주문화에 대해 심각한 것은 일부 여학생에 해당하는 것이고, 필름이 끊기는 것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게 대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것은 아쉽지만, 전 국민적으로 음주 관련 교육은 필요하다는 결론에는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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