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후보자인 세라 페일린이 처음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을 때 그녀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힐러리 클린턴을 대신해 발휘할 영향력은 여성 유권자의 매케인 지지율에 힘을 보태줄 것 같았다.

또한 그것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매케인이 그녀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미여성기구(NOW)는 페일린을 ‘반여성 후보’로 지목했다. 그가 단 한 번도 여성 권익을 분명히 대변한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딸이 강간에 의해 임신할지라도 낙태 반대를 강행하겠다는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극단적 보수주의, 인위적 피임 반대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여성들이 민주당 경선 때 모두 힐러리를 지지한 것은 아니다. 결국 문제는 여성 스스로 여성정치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유권자의 대부분은 여성 후보자에게 공을 들여 봤자 그 영향이 자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성이 자신의 권익을 보장해 줄 후보자를 원한다면, 여성의 실제적 경험이 국회 입법기능에 연결되어 정치·문화 구조 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그들 자신의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여성에 대한 법의 시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영향을 준다. 즉 법의 여성에 대한 관점과 기준을 변화시킴으로써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여성인 페일린보다 여권주의적 성향을 가진 남성 후보자가 여성의 권익을 더 잘 대변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성정치를 기본적으로 불신하는 여성 유권자의 의식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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