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미래 이끌 여성 감독 대활약
한국 영화 미래 이끌 여성 감독 대활약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9.26 11:12
  • 수정 2008-09-26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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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경쟁 출품 과반수 차지… 약진 돋보여
장편 심사위원장, 아시아영화인상 여성 선정

 

도리스 되리 감독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중.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도리스 되리 감독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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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부산시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 37개 상영관에서 개최된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영화제에선 역대 최대인 60개국 315편이 상영된다. 지난해보다 34편이 늘어난 숫자다.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도 역대 최다인 85편에 이른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의 ‘스탈린의 선물’, 폐막작은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조만득씨’를 원작으로 한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다. 개막작 선정에서 볼 수 있듯 변방 아시아 영화에 큰 관심을 둔 것이 눈에 띈다.

특별전으로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루마니아 영화를 소개하는 ‘루마니아 뉴웨이브’와 ‘아시아의 슈퍼히어로’, 그리고 이탈리아의 거장 타비아니 형제 감독과 한형모 감독의 회고전이 마련된다.

특히 반가운 일은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점. 장편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에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대표적 여배우인 안나 카리나가 위촉됐고, 김기영 감독 영화에 단골 출연했던 이화시, 이란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 등 총 5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이 여성으로 구성됐다. 또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서도 최초 여성 수상자가 탄생했다. 유라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자 카자흐스탄 영화 제작자인 굴나라 사르세노바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여성 작품들을 골라 추천한다.

한국영화 미래 지형도 보여주는 여성 감독들의 약진 두드러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부문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 감독들의 대거 등장입니다.”

지난 9월 9일 열린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상용 한국영화담당 프로그래머가 언급한 것처럼 올해 영화제에선 한국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국 영화의 오늘’ 섹션의 ‘파노라마’ 부문 중 2편, 다양한 스타일과 시도에 주목하는 ‘비전’ 부문 중 3편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단편영화의 스타였던 이경미, 부지영 감독은 각각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쓰 홍당무’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선보인다. ‘미쓰 홍당무’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남교사를 둘러싼 두 여교사 간의 질투와 이해를 그린 작품이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아버지가 다른 자매가 어머니의 장례식을 계기로 만나 여행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 두 작품 모두 공효진이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전 부문에서 소개되는 고태정 감독의 ‘그녀들의 방’은 여성들의 욕망과 현실적인 상처가 뒤엉켜 벌어지는 파국의 드라마로 여성들의 내면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미국에서 영화감독과 비디오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김소영 감독은 6세 자매를 주인공으로 한 ‘민둥산’을 소개한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건조하면서도 가슴 아픈 응시가 돋보인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출품작 12편 중 과반수인 7편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음식을 거부하는 소녀(정지연 ‘봄에 피어나다’), 여성연구원(손광주 ‘리서치’), 할머니(권현주 ‘로(路인)’),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정해심 ‘문디’), 이혼녀(김주리 ‘나타샤’) 등 다양한 주인공이 관심을 끈다.

클레르 드니·도리스 되리 등 세계적 여성감독 신작 줄줄이

세계적인 여성 거장 감독들의 신작 소식도 반갑다.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감독 중 한 명인 클레르 드니의 2008년도 작품 ‘35 럼 샷’은 전철기관사인 주인공과 딸을 중심으로 평범한 흑인들의 모습을 그리는 시선과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니 핑크’로 유명한 도리스 되리 감독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부부 간의 사랑에 대한 감성적인 탐구가 돋보이는 영화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딸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온 사미라 마흐말바프 감독도 신작 ‘두 발로 걷는 말’을 들고 부산에 온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만든 이 영화는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다리를 잃은 부유한 소년의 말이 되는 정신지체 소년과 그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그렸다.

중국감독 에밀리 탕은 영화 ‘퍼펙트 라이프’를 통해 ‘현대 중국 사회에서 여성의 홀로서기는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홀로서기를 꿈꾸는 리유에잉과 제니, 두 여성의 삶을 교차시켜 나가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혼합한 독특한 구성으로 표현했다. 또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은 안나 카리나도 연출과 출연까지 겸한 신작 ‘빅토리아’를 선보인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 니아 디나타가 제작을 하고, 다른 3명의 여성 감독과 함께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연꽃의 노래’는 억압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상처받는 여성들의 삶을 그린 영화로 관심을 끈다.

여성들 간의 관계와 소통 그린 남성 감독들의 여성영화 눈길

여성 감독들의 활약도 반갑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만한 현상은 남성 감독들의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여성들 간의 관계와 소통을 진지한 시선으로 그린 남성 감독들의 영화가 눈길을 끈다.

영화제가 ‘모든 여성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올해의 수작’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는 크리스 마르티네즈 감독의 ‘100’은 죽음을 앞둔 커리어 우먼이 죽기 전 할 일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인 뒤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주변 사람들과 마지막 날을 보내는 모습을 밝고 따뜻하게 그려 여자들의 한바탕 수다 같은 느낌을 준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여성영화 ‘구구는 고양이다’는 예매 과정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알게 된 중년의 만화가가 자신의 삶과 작품을 되돌아본다. 주인공을 맡은 고이즈미 교코의 인상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역시 일본감독인 마사히데 이치이의 여성 버디무비 ‘무방비’는 ‘여성은 강하다’라고 주장하며 그 강인함의 근원을 살핀다. 농촌마을 플라스틱 공장에 다니는 두 여성이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평상시 할 수 없었던 것을 해내는 모습이 이기적이고 무능한 남성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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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두 발로 걷는 말’ ‘35 럼 샷’ ‘미쓰 홍당무’ ‘민둥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구구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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