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문화원의 여성사 발굴 사업
대전 유성문화원의 여성사 발굴 사업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9.26 10:57
  • 수정 2008-09-26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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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성사 발굴, 양성평등 교육 활용해야
‘여성인물 문화 콘텐츠화’ 정책 뒷받침 필요

 

왼쪽부터 이춘아 유성문화원 사무국장, 김인경 마당극단 좋다 대표, 문화해설사 임순정씨, 문희순 배재대 교수.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왼쪽부터 이춘아 유성문화원 사무국장, 김인경 마당극단 좋다 대표, 문화해설사 임순정씨, 문희순 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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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뒤에는 건곤이 드넓어

마음을 열매 만사가 태평하도다

고요히 돗자리 위에 누웠으니

잠시 세정을 잊고 즐길 뿐”

호탕한 선비나 한량이 읊었을 법한 이 시는 놀랍게도 조선 후기 김호연재(1681~1722)라는 여성이 지은 한시의 한 구절이다. 조선 중기 우암 송시열과 함께 활동했던 문신인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증손부인 김호연재는 남존여비의 서슬이 시퍼렇던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며느리로서 자유분방한 호기와 섬세한 감수성, 높은 문학적 소양을 지닌 선구적 지성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07, 2008년 양성평등 지역문화 확산 선정사업으로 지정된 김호연재 발굴사업. 김호연재를 주제로 한 마당극 ‘호연재 김씨’를 제작하고 문화해설 자료집 ‘조선후기 여성사의 선구적 지성, 김호연재’ 발간과 문화해설사 교육, 이를 바탕으로 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모든 것은 대전 지역의 여성들이 함께 일궈낸 결과다.

김호연재 발굴은 한국여성개발원에서 14년간 근무하다 2001년 대전으로 내려와 지역문화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이춘아 유성문화원 사무국장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대전으로 내려온 뒤 문화해설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문화해설의 대부분이 남성 중심적인 거예요. 조선후기 사림의 근거지로 일컬어지는 충청 지역은 특히 그랬죠. ‘신사임당=열녀’ 공식을 넘어선 여성사 발굴을 문화해설사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김호연재를 만나면서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도 문화부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예산을 받을 수 있었고 이 사무국장의 기획력에 개인적으로 김호연재를 연구해오던 문희순 배재대 연구교수의 자료, 마당극단 ‘좋다’를 이끌고 있는 김인경 연출가의 창작력이 더해졌다. 이렇게 잊혀졌던 김호연재라는 인물의 역사가 유적답사와 해설, 마당극으로 이어지는 여성사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올해 공연에선 범위를 김호연재의 가족으로까지 넓혔다. 김호연재라는 지성의 탄생에는 부부 간에 시를 주고받고 아들딸 구별 없이 공부를 시켰던 부모의 양성평등 교육이 바탕이 되었음을 알았기 때문.

2004년부터 문화해설사를 시작했다는 임순정씨는 “김호연재를 배우고 나서부터 이야깃거리가 더 많아졌고 ‘우리에게 이런 여성 조상이 있었다’고 자신 있게 알려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문희순 교수는 개인적인 연구로 조선시대 여성사를 계속 발굴해 온 인물. 이미 학부 시절부터 김호연재에 대한 논문을 썼다고.

“김호연재 말고도 발굴되어야 할 여성사가 많이 있어요. 조선시대 여성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살았음을 알아야 해요. 다만 문자로 기록되거나 출판된 부분이 적을 뿐이지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이를 콘텐츠화해서 책이나 연극, 음악을 더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여기엔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대적이죠.”

문 교수는 “현재 상황에만 관심을 갖는 여성정책, 문화정책이 아쉽다”며 여성사 발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의 삶은 현재에만, 경제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인문학적 배경 위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엄청난 고전 자료들을 통해 과거 여성들의 삶을 연구함으로써 지금의 여성들도 더 풍부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적은 예산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느라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김인경 대표는 “학문적인 자료는 있지만 일상생활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인물의 삶을 극으로 꾸미는 게 힘들었다”고 창작의 고통을 털어놓기도.

내년 예산 배정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들의 작업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춘아 사무국장은 김호연재의 생가가 있는 대덕문화원에서 이를 계속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김인경 대표는 마당극이 정기적인 공연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콘텐츠가 확립된 상황이니 약간의 정책적 뒷받침만 있으면 훌륭한 양성평등 교육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

문 교수는 앞으로도 충청지역 여성사 발굴을 계속할 예정이다.

“충청지역이 보수적인 양반고장이라고들 하지만 김호연재나 임윤지당, 강정일당 등 여성들의 맥이 흐르는 곳이기도 해요. 이들을 발굴해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등 서양동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을 위한 양성평등 교육동화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시리즈 끝>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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