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앳 더 웨딩
마고 앳 더 웨딩
  • 옥선희 / 영화 칼럼니스트
  • 승인 2008.09.26 10:24
  • 수정 2008-09-26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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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불화로 점철된 자매 관계
관계맺기에 어려움 느끼는 비정상적 가족 그려
아버지로부터의 학대가 자매 간 갈등으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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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앳 더 웨딩’(Margot At The Wedding)의 감독 노아 바움백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2004) 각본과 ‘오징어와 고래’(2005)의 연출과 각본으로, 국내 마니아에게만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소년의 성장통을 그린 ‘오징어와 고래’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립하지 못하는 청춘의 불안을 그린 데뷔작 ‘키킹 앤 스크리밍’(1995)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 노아 바움백의 개인사는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는 ‘마고 앳 더 웨딩’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춘기 자녀와 조카를 앞에 두고 아버지의 폭력과 친지에게 강간당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킬킬거리며 털어놓는가 하면, 야한 그림을 그리고, 친인척 험담을 늘어놓고, 눈물 나게 비웃는 등 어른답지 못한 어른을 그린다. 심지어는 나무 한 그루를 놓고 이웃과 죽기 살기로 싸운다. 가장 가까운 가족 관계 맺기에 실패한 어른들을 보며, 사춘기 자녀와 조카 역시 성적으로나 관계 맺기에 혼란을 느낀다.

한 마디로 콩가루 집안의 성격 이상자들 이야기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 명절 때마다 재산 싸움 칼부림 뉴스가 터지는 우리네와 크게 다를 바 없지 않은가. 폭로와 비난, 애원과 억지 노력 끝에 터진 자국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미성숙한 어른들을 보며, 씁쓸한 웃음과 현실 인정에 이르게 되는 영화가 ‘마고 앳 더 웨딩’이다.

뉴욕에 사는 작가 마고(니콜 키드먼)는 사춘기 아들을 데리고, 여동생 폴린(제니퍼 제이슨 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오랜 시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자매는 겉으로는 화해의 언사를 늘어놓으면서도, 자신의 자녀를 상대로 끊임없이 상대의 험담을 늘어놓으며 오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

마고는 폴린에게 지저분한 백수인 말콤(잭 블랙)과 결혼하지 말라 하고, 폴린은 “어머니 집을 차지해 화났어? 난 뭘 가지면 안 돼? 임신까지 했는데 그럼 누구랑 결혼해? 왜 가족사를 작품에 써먹어? 또 우리 얘기 쓰면 손가락을 자를 거야”라며 대든다.

자매의 오랜 불화가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언급되지 않지만, 이들의 성장사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일 수도 있었던 자매를 그러기 어려운, 아니 그럴 수 없는 경쟁 상대로 만들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마고와 폴린은 속옷만 입은 아버지로부터 가죽 허리띠로 매를 맞으며 자랐다고 회상한다. 그래서인지 마고는 아이를 야단치는 이웃에게 “학대하지 말라”고 대들며 어떻게든 복수하려고 한다.

마고와 폴린의 관계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의 현대 미국 버전인 ‘1000 에이커’(1997)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도 세 자매의 오해와 불화가 이들의 어린 시절을 성폭력으로 유린했던 아버지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밝혀진다. 이런 악마적 동인이 없다 해도, 자매애는 모성애 찬양과 더불어 조작된 신화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하고 희생적이어야 한다고 강요당하는 여자들. 사이 나쁜 자매도, 자식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엄마도 있을 수 있다. 그 지점을 ‘마고 앳 더 웨딩’은 혼란스럽지만 날카롭게 짚어준다.

감독 노아 바움백/ 주연 니콜 키드먼, 제니퍼 제이슨 리, 잭 블랙/ 제작연도 2007년/ 상영시간 93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출시사 파라마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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