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두려움에서 해방되기
막연한 두려움에서 해방되기
  • 캐서린 한 /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
  • 승인 2008.09.19 12:28
  • 수정 2008-09-19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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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몸과 마음에 고통이나 괴로운 일을 경험한다.

그럴 때 우리가 배운 방법은 대개 고통이나 불쾌한 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고, 비생산적이며, 불편하고, 해롭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적으로 간주하고, 약물 등에 의존해 고통을 무디게 만들고자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는 고통을 대하는 행동양식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억눌러 연장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고통은 그 원인에 관심을 집중할 때까지 다양한 모양으로 계속 나타난다.

몸과 마음에서 우리가 느끼는 고통은 우리의 삶 자체에서 오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고통은 문제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이해해달라고 우리의 관심을 끌려는 구체적인 소통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통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돕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반대 방향으로 도망을 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해결해 달라고 넘겨 버린다.

고통을 이해하고 변화시켜 우리의 삶에 융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고통에서 오는 온전한 느낌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으면서, 약으로 무디게 만들지 않으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그 느낌은 우리에게 그 고통이 어디서 오는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 과정을 거쳐야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는 치유하는 힘과 연결이 되고 내적인 균형을 회복하게 된다.

우리가 체험하는 것은 고통에서 해방되는 기쁨과 가벼움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고통으로만 보고 그것을 보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여 피하던 상황을 아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완전히 다른 태도로 대할 수 있는 자신감과 힘이 생긴다. 자신을 수용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며,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치유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고통은 자기 자신만이 느끼는 것이고, 스스로 그것을 뚫고 나가야 한다는 데 있다. 아무도 자신의 느낌을 대신 느끼거나 실제로 체험해 줄 수는 없다.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느낌을 직시하고, 두려움의 원인을 찾아가 해결하며, 자기만의 보람 있는 삶을 찾도록 돕지 않는다. 그 대신 느낌을 피하는 방법들을 제공하고 조장해 막연한 두려움에 복종하도록 만들고, 소비나 중독을 부추긴다. 그래야만 더 많은 사람들을 ‘순종하는 착한 노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비폭력 대화(NVC)를 배운 후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바로 사회가 나에게 넣어준 ‘막연한 두려움 조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해방감을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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