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다큐 ‘소리아이’ 백연아 감독
판소리 다큐 ‘소리아이’ 백연아 감독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9.19 12:02
  • 수정 2008-09-1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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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꿈꾸는 소년의 삶 스크린에
시러큐스국제영화제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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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소리를 하는 두 소년이 있다. 부모의 뜻을 이어, 자신의 꿈을 향해, 수범이와 성열이는 판소리를 한다. 이 아이들이 벌이는 생생한 소리판이 좋아 나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감독 백연아)

‘소리아이’란 다큐멘터리가 요즘 영화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다큐는 6살 때 정식으로 소리를 시작한 꼬마 명창 수범과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소리 공연을 하는 스타 신동 성열이의 이야기다. 지난 1년간 서울독립영화제를 포함해 여러 상영회와 시사회 자리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4월에는 전 세계의 주목할 만한 독립 영화들을 소개하는 ‘시러큐스국제영화제’에 정식 출품돼 장편 다큐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 영화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판소리에 대한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부모의 뜻과 아이의 꿈이 만나는 접점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아버지에 의해 소리를 시작했지만 두 소년은 그저 그 뜻에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리를 배우면서 진정으로 소리를 사랑하게 되고, 명창이라는 꿈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젊은 여성감독 백연아(33)씨의 카메라를 통해 3년이란 긴 시간 동안 세심하게, 깊이 있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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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그 중에서도 아이들을 첫 작품으로 담게 된 것은 ‘목소리’가 가장 삶에 가까운 인간적인 악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우리 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기도 했고요. 부모의 뜻으로 소리를 시작했지만 커서 명창이,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대답을 하게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했어요.”

다큐의 두 주인공인 수범, 성열과 백 감독은 닮은 점이 있다. 백 감독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뜻에 따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미술에 흥미가 있었던 그는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한 뒤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 비디오아트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 관심은 다양한 스타일의 실험영상을 만들어냈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2002년 ‘Long Way Home’이라는 작품을 기획·연출한 이후 ‘천리마 축구단’을 만든 대니얼 고든 감독의 또 다른 북한다큐 ‘어떤 나라’의 편집 작업에 참여했다.







‘소리아이’로 데뷔를 마친 그는 지금 아쉬움보다 앞으로 주어진 과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







“다큐는 실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다루지만 감독의 눈으로 해석하는 과정도 함께 담기기 때문에 100% 리얼리티는 불가능합니다. 카메라를 통해 재현되거든요. 앞으로 제가 어떤 인물을 담아내고, 그 인물을 통해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소리아이’가 상영되는 내내 영화 속의 두 소년은 울 법한 대목에서도 눈물 흘리는 법이 없다. 소리를 배워가는 고단하고 때론 고통스런 과정에서도 울지 않고 오히려 목청껏 더 소리를 낸다. 기품 있는 진양조장단부터 신명나는 자진모리장단까지 두 소년이 들려주는 생생한 노랫가락에 관객들은 울고 웃으며 영화에 빠져든다.







판소리를 두고 입으로 전하고 마음으로 받는 구전심수(口傳心授)의 소리라고 했던가. 두 소년이 온몸이 부서질 듯 혼신을 다해 부르는 심청가, 춘향가, 흥보가 등을 듣고 있는 관객들은 두 소년이 참아낸 눈물을 대신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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