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토피 캠프’를 다녀와서
‘굿바이 아토피 캠프’를 다녀와서
  • 김점희 /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관리사
  • 승인 2008.09.12 10:11
  • 수정 2008-09-1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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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 예민했던 아이들 황토와 친환경 음식 앞에서 온순
풍요로운 자연, 인간 감성 되살리는 천연 매개체
여성환경연대는 여름방학을 맞아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며 친환경적인 생활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굿바이 아토피 캠프’를 열었다.

캠프 당일 아침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심지어 일기예보에서는 캠프 기간 내내 비가 온단다. 하필 캠프 날짜는 직장인들의 휴가가 끝나고 첫 출근 하는 월요일이었다.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의 굵은 빗줄기와 강한 바람, 도로를 메운 정체된 차량들까지 우릴 도와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들이 이 빗줄기에도 과연 아이들을 캠프에 보내려고 할까?’ 불안했지만 아이들은 거센 빗줄기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제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것은 작은 기적이자 놀라움이었고 또 하나의 믿음이었다.

아토피가 없는 아이들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데리고 활동해야 했기 때문에 생활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꼼꼼히 신경 써야 한다는 부담감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해 갈수록 점점 커져갔다.

아토피는 환경성 질환이고 의식주 전체를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며, 그중 기본은 먹거리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참가 신청서를 보니 우리들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데, 이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 몇 가지 있었다. 고등어, 보리, 마늘, 콩, 과자나 갖가지 튀김 등이다.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맞추다 보니 육식은 물론 식품첨가물이 든 식재료는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신토불이와 제철음식을 원칙으로 하며 캠프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나는 유기농 재료로 식단을 구성했고, 다행히 아이들이 이 음식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또한 외부 자극에 민감한 아이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에 각별히 신경 썼다.

한여름 밤의 모기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활동을 나간 시간에 담당 스태프는 모기 퇴치는 물론 방청소에 만전을 기하였다.

아이들이 쓰는 보습제, 비누, 연고, 선크림 등 모든 물품은 여성환경연대에서 만든 천연제품과 비누로 대체되었다. 

다행히 목적지인 홍성은 날이 개고 있었다. 시작은 천연 황토염색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고 공격적이었지만, 부드러운 황토를 만지고 느끼면서 염색이 끝날 무렵 아이들은 어느새 친해져 있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은 다른 활동-고구마 캐기, 숲체험, 물놀이, 시골의 밤 체험, 햄버거 추적하기, 천연치약 만들기-을 할 때도 큰 영향을 미쳤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적인 집중력은 향상되었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었다.

캠프를 끝마치고 아이들의 소감문을 읽어보니 아토피가 벌써 다 나은 것 같다는 아이도, 또 오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첫날엔 식품첨가물에 노출되어 친환경적인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제대로 먹지 못하다가 점차 음식이 꿀맛 같다며 두세 번씩 떠다 먹던 것이 생각났다. 마친 후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70% 이상 아이들이 캠프 기간 동안 아토피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2박 3일은 생각보다 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 처음엔 다소 불안해 보였던 아이들이 배려를 배우고, 함께하는 것을 배우며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연의 풍요로움은 메마른 아이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자연 속에서 살아 숨쉴 때 비로소 인간-아이들까지도-은 건강과 삶의 진정한 의미까지도 찾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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