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드라마 ‘엄마’ 고정관념 바꾸자
가족 드라마 ‘엄마’ 고정관념 바꾸자
  • 윤정주 /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
  • 승인 2008.09.12 09:51
  • 수정 2008-09-1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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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 엄마 휴가 논쟁 고무적
‘워킹맘’ 재결합 부추기는 아버지 구태

 

드라마 ‘워킹맘’(위쪽)과 ‘엄마가 뿔났다’의 한장면.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드라마 ‘워킹맘’(위쪽)과 ‘엄마가 뿔났다’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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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이번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연휴가 짧아 마음 또한 분주했다. 몸도 마음도 분주한 명절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여성’들이다.

익히 알다시피 여성들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한숨부터 나온다. 명절은 여성에게는 잘 먹고 잘 쉬는 휴일이 아니라 차례음식 준비, 손님맞이, 가족 및 친척 뒷수발 등 본격적으로 가사노동을 해야 할 또 다른 ‘노동절’이기 때문이다.

명절을 즐겁고 가족애가 넘치는 훈훈한 날로 만들기 위해 묵묵히 치르고 있는 여성의 값비싼 ‘희생’은 지금까지 알면서도 외면되어 왔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왔다. 그러면서 명절 때마다 ‘명절증후군’을 앓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가족 불화의 원인으로 치부하고 남성들은 이런 여성들을 이기적인 여성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여성들이 ‘뿔’ 난다.     

드라마 속 엄마의 휴가 논쟁

여성의 희생 직시하게 만들어

이러한 여성의 희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드라마가 있다. 바로 ‘엄마의 휴가’에 대한 논쟁으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KBS 2TV 주말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엄마 김한자(김혜자)는 40년간 묵묵히 가족에게 자신을 희생한 인물. 60세가 넘은 지금까지 80세가 넘은 시아버지를 모시고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를 해오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신에게 뭔가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에게 1년간의 휴가를 선언한다.

그러나 가족 누구도 선뜻 ‘엄마의 휴가’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이고 지금까지 엄마가 해온 일들은 가족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 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이는 아마도 우리 모두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엄마인 여성이 해온 일이 그의 ‘희생’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현실을 뒤집은 시아버지의 결단으로 김한자는 1년간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에 성공한다. 그 곳에서 그는 살면서 정말 하고 싶었던 소설책 읽기, 심야영화 보기, 컴퓨터 배우기 등을 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엄마가 뿔났다’는 여성, 특히 ‘엄마’의 희생을 전면으로 다루며 다른 가족으로 하여금 이를 직시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이러한 것이 그저 드라마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논쟁을 불러 일으켜 이 문제를 현실의 가족들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워킹맘’의 재결합 부추기는 아버지

엄마로서의 희생적인 삶만 강요

이렇게 진일보한 내용의 드라마가 있는 반면 부분적으로 여성의 희생을 아직도 강요하는 드라마도 있다. SBS 수목드라마 ‘워킹맘’이다.

‘워킹맘’은 철없고 불량한 남편을 길들이는 여성의 모습을 유쾌하고 좀 더 진일보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최가영(염정아)이 남편 박재성과 이혼하면서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자신의 아버지인 최종만(윤주상)이 알게 되면서 그를 통해 점점 가부장적인 시각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최종만은 자신의 딸이 철없는 남편 때문에 6년이나 고통 받으며 살아왔음을 한 집에 살면서 적나라하게 봐 왔지만 늘 사고만 치는 인간 말종인 그 남편과 다시 재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는 평생 고생할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애비 없는 자식’으로 만들면 안 된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이 집을 나가는 강경한 행동을 하면서까지 재결합을 강요한다.

이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 딸의 삶보다는 본인은 불행하지만 자식을 위해 ‘엄마’로서 희생적인 삶이 더 중요하다는 구태의연한 사고의 반영이다.

사실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드라마는 비단 ‘워킹맘’뿐이 아니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여성으로서의 욕망보다는 ‘엄마’로서의 희생적인 삶이 더 아름답고 숭고하게 그려져 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삶을 은연중에 우리 여성들에게 강요해 왔다.

하지만 이제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가족의 행복이 여성의 희생에 바탕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성의 ‘희생’에 대한 진일보한 시각이 담긴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를 계기로 드라마 속 ‘엄마’의 스테레오타입화 된 모습이 바뀌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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