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 문학을 대표하는 고은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아 신작 107편을 묶어 출간했다. 시집의 제목인 ‘허공’은 작가가 만물의 경계가 없는 원형적 공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 고은 시인 특유의 폭발적인 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언어의 한계에 대한 부단한 고민과 이를 반영한 시론적 성격을 띠는 작품도 담겨 있다.
고은 지음/ 창비/ 9500원
1970년대 칠레의 민중 예술가로 활동했던 빅토르 하라의 일대기를 아내인 조안 하라가 펴냈다. 가난한 농부이자 소리꾼의 아들로 태어나 연극 연출과 가수 활동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으며 1970년 칠레 대선에서 아옌데를 도왔다가 피노체트의 반동 쿠데타 때 체포되어 사살된 빅토르 하라. 그의 일대기는 칠레의 현대정치사와 문화 예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조안 하라 지음/ 차미례 옮김/ 삼천리/ 1만8000원
제54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자인 미즈무라 지나에의 장편으로 일본판 ‘폭풍의 언덕’이라 할 수 있다. 계급과 시대에 휩쓸린 남녀의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전쟁 패배와 고도 경제성장 탓에 발생한 사회 변화에 의해 사라진 것들을 애도하는 전형적 사회소설이다. 또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평성까지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김춘미 옮김/ 문학동네/ 1만2000원
이화여대 학부생 대상의 경장편 소설 공모전인 ‘이화 글빛 문학상’의 제3회 수상작. 소설 쓰기를 통해 세상에 맞서려 했던 과부 연화를 주인공으로 조선시대 과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기성작가 못지않은 탄탄한 구성과 서사적 능력에 대해 극찬을 받은 작품으로 글쓰기 주체로서의 여성을 뚜렷하게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백현·이송이 인턴기자
정시은 지음/ 글빛(이화여대 출판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