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지지’ 발언이 ‘공격’ 발언으로
‘대통령 만능주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

“MB님이 다 해주실 거야.”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은 지난 대선 기간이었다.

‘어록’의 주인공은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 세력이었던 ‘MB연대 아줌마 부대’에 속한 김모씨. 그녀의 이런 활동상은 지난해 12월 22일 ‘MBC스페셜’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됐다.

그런데 그때 그 방송 화면은 이명박 대통령이 ‘죽을 쑤는 상황’만 발생하면 인터넷에 급속하게 출몰한다.

‘지각없는 아줌마’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그녀의 정치적 선택, 즉 MB 지지에 대해서 타박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녀는 도리어 ‘대통령이 누구인지’ 신경조차 안 쓰며 덮어놓고 정치인을 욕하는 사람보다는 낫다. 적극적 결사의 표현은 민주주의의 소중한 열매다.

그런 의미에서 김모씨의 한겨울 멸사봉공은 매우 의미 있는 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 보자. 정말 MB님이 다 해주실 수 있는 것일까. 맨 위 구멍이 주인을 잃었고, 맨 아래 단추는 남아버렸다. 첫 단추를 잘못 낀 것이다. 대통령이 다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히 대통령을 봉건시대 절대 권력자로 인식하고 있음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능’을 짚어보자.

‘위클리 경향’ 779호의 한 부분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외국과의 조약을 체결·비준(제73조)할 수 있고, 공무원을 임면(제78조)할 수 있다. 이렇게 대통령은 2만여 명에게 청와대, 정부, 정부 산하단체, 공기업 등의 직장에 일자리를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의 1년 예산 규모가 200조원이라고 할 때 대통령은 집권 5년 동안 10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또 대통령은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과 같은 권력기관을 통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들 기관에서 나오는 정보도 독점할 수 있다.”

얼핏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이 권한으로 ‘없는 사람을 부요하게 만드는’ ‘가난한 사람이 꿀리지 않고 사는’ 김모씨가 꿈꾸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은 또 다른 문제다.

지도자의 혜안과 바른 집행 결정이 변수가 된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 시국을 너무나 단조롭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통령 만능주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총수사면까지 해줬지만 투자 및 고용이 부진하다”며 연일 재계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대통령 말씀 한마디에 재계가 움찔하며 투자할까. 불가능한 일이다. 왜일까. 과거 관치금융 시대에는 ‘정부 말 들으면 떡이 나온다’는 법칙이 있었다.

정부가 “투자하라”고 하면 투자했던 것이다. 왜일까. 손실이 생기면 정부가 은행을 통해 메워주곤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은 뒤로 은행들은 제 아무리 힘쓰는 자들이라도 뒷감당 안 해 주면서 손해 보라는 식으로 주문해 봐야 들은 척도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

‘MB가 다 해주실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는 대통령 중심제에 기초하고 있지만 대통령 만능제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모씨의 기대’는 미안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낀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옷을 뒤집은 상태에서 낀 ‘대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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