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페일린과 딸에 대한 관심 증폭
‘부모의 관리 부재’ vs ‘당당한 출산’

요즘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알래스카 주지사 새라 페일린과 17세 된 그의 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고등학생인 브리스톨 페일린의 임신 소식은 세계적인 화제로 떠오르며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30일, 처음 페일린이 공화당 최초, 또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만 해도, 네티즌들의 관심은 온통 오는 11월 4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인종(흑-백), 성(남성-여성), 세대의 대결 구도를 갖게 된 데로 모아졌다.

가장 큰 관심은 44세 젊은 여성 주지사인 페일린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탈락한 힐러리 클린턴 대신 여성 후보자로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가였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 후 6%까지 뒤지던 메케인의 지지율이 한때 2%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나 ‘페일린 효과’가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다소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인물인 페일린의 ‘미 아이다호 대학 저널리즘 전공, 기자 출신, 알래스카 와실라시 시의원, 시장, 2006년 주지사 당선’ 등의 경력과 5명의 자녀를 둔 여성으로서의 가족관계 등에 국내외 네티즌들은 관심과 흥미를 보였다.

그런데, 9월 1일 CNN 방송에 페일린 주지사의 17살 난 딸이 현재 임신 5개월째이며, 아기를 출산하고 아기 아빠와 결혼도 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네티즌의 관심은 페일린 본인보다는 미성년 딸의 임신과 출산, 남자친구, 그리고 그 적정성 여부로 쏠렸다.

미성년 딸의 임신 사실은 페일린 지명자의 생후 4개월 된 막내아들이 실제로는 딸의 아기라는 루머가 미국의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져, 공화당에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공개함으로써 알려졌다.

낙태반대주의자인 페일린이 “우리는 딸이 아기를 낳기로 한 결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는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딸 하나도 관리 못하는 사람이 무슨 국가를 관리하나”라는 의견과 “당연하고 당당하다”는 의견을 펼치며 논란을 벌였다.

또, 한국인의 전통적인 시각에서 ‘행실’을 거론하며,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편 18세로 역시 고등학생이며 아이스하키 선수인 페일린 지명자 딸의 남자친구는 ‘결혼은 하지만 아이는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어쨌든,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면서 힐러리에 이은 또 한 명의 여성 정치 스타가 부각되는가 싶더니, 미성년 딸의 임신 등 사생활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반짝 했던 페일린 효과는 사그라지고 오히려 오바마 진영의 지지율을 높여주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페일린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은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까지 가세하면서 인터넷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명 배우 린제이 로한은 자신의 블로그에 “난 페일린의 딸보다는 그녀가 미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듣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번 페일린 지명자와 관련한 정치적 논란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선거전도 인터넷의 바람을 거세게 타고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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