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산재 당해도 눈치 보기에 급급
비정규직 노동자, 산재 당해도 눈치 보기에 급급
  • 이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8.29 10:49
  • 수정 2008-08-2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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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산업안전감독관제 확대, 노동자 안전보건대표제 도입 등 필요

 

산재보험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산재보험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비정규직 노동자, 그 중에서도 과반수를 점하는 여성 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해도 건강권보다는 ‘재계약 사수’가 우선이다. 즉, 법적 보호를 최대한 강화한다 해도 현실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의 ‘산재 취약계층의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 개선방안’에 따르면, 임시계약직의 28.3%, 파트타임직의 67.9%, 용역파견직의 40%가 산재가 발생하면 해고될까 두려워 산재보험 처리를 못하고 있다.

정규직의 16.5%만이 “해고 걱정에 산재 처리를 못 했다”고 응답한 것과는 큰 격차가 있다. 산재 발생 후 치료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정규직이 35%인 데 반해 용역파견직과 임시계약직은 50%에 달해 이 역시 큰 차이가 난다. 더 중요한 것은 복귀 이유인데, 정규직의 경우 25.9%가 경제적 이유를 꼽은 반면, 임시계약직은 41.2%, 용역파견직은 54.5%가 ‘고용불안’을 꼽았다. 

김미자씨의 경우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아 어찌 어찌 해서 산재 신청을 한다 해도 고용불안이 앞서 충분한 보상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에선 노동자의 고용 형태가 안전보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일용직·파견직 등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또 하청과 파견업체가 원청기업에 비해 사고 발생률이 훨씬 높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안전보건 체계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많은 것은 물론, 하청이나 파견업체는 형식적인 사용자와 실제 작업장에서 업무를 지시하는 사용자가 서로 달라 여기에 소속된 근로자의 안전보건 체계에서의 소외를 부채질한다.  

사업주 역시 산재 관련 교육의 의무가 있지만 이를 등한시 해 산재를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병을 키우는 여성 노동자들도 적지 않은 실정.

노·사·정 합의를 거쳐 40여년 만에 전면 개정돼 7월 1일부터 시행 중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선 종전에 요양급여 신청권이 근로자에게만 전담돼 있어 산재보험 제도를 모를 경우 신청이 지연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들어가긴 했다.

즉, 근로자의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판단되면 근로자가 치료받고 있는 의료기관도 재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요양 신청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해 근로자의 건강권을 최대한 방어하도록 한 것. 또 재해 근로자가 사업주(보험가입자)의 확인을 받지 않고도 산재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신청 사실을 사업주에게 통지하고 확인을 거쳐 산재요양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 통지하기만 하면 되는 것.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미미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법 준수가 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보다 이득이 된다”는 생각을 사업주가 가지도록 함으로써 사고 예방 역할을 극대화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현행 법 체계에선 사업주가 관련법을 위반한다 해도 처벌 수준이 낮기에 개혁이나 보완이 필요한 실정.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으론 명예산업안전감독관제도의 확대와 실질적 권한이 부여되는 노동자 안전보건대표제 도입 등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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