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국내활동 시작한 여성 지휘자 김봉미씨
본격적인 국내활동 시작한 여성 지휘자 김봉미씨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8.29 10:29
  • 수정 2008-08-2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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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 이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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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8일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린 ‘조하나의 클래식 에세이’ 공연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공연의 지휘를 맡은 여성 지휘자 김봉미(33·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초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여성 지휘자 성시연의 공연이 화제가 됐지만 아직까지 국내 음악계에서 여성 지휘자의 오케스트라 공연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전속 계약을 맺고 첫 연주회를 성공리에 마친 그는 “국내에서는 아직 여성 지휘자의 세계가 척박하지만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성 지휘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테이프를 끊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가 지휘자의 꿈을 품은 계기는 지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예술가 집안에서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던 그는 단 한 번도 음악 이외의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부산대 피아노과를 실기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1998년 독일로 유학, 에센 폴크방 음대 피아노과에 수석 입학했고 데트몰트 음대, 카셀 국립음대 등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지휘로 방향 전환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3일 내내 꿈에 나타나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지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2003년부터 현지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온 그는 지난해 7월 성악가인 남편과 함께 국내로 돌아왔다. 외국에 있을 때엔 국내 오케스트라에 대한 단점만 보였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국내 오케스트라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여성 지휘자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여성으로서 지휘자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 또한 많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여성인 데다가 체격이 왜소한 편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러나 세계적인 지휘자인 카라얀도 키가 155㎝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아세요? 그처럼 처음 무대로 걸어나올 때 청중이 느낄 수 있는 왜소함을 음악으로 극복해보자 생각했죠.”

그는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 음악인들의 우수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우수한 한국 음악인들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힘든 국내 음악계의 풍토가 아쉽다고.

“지휘 공부를 외국에서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국내 대학에 지휘를 가르치는 전공이 제대로 개설돼 있지 않아서였어요. 제가 졸업하던 당시 서울대 석사과정에 지휘전공이 있는 거 말고는 없었어요.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몇 군데가 더 생겼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죠.”

같은 곡이라도 오케스트라에 따라, 그날 청중의 분위기에 따라 항상 달라지는 것이 지휘다. 이렇듯 늘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 지휘의 매력이라고.

그가 가장 하고 싶고 자신 있는 분야는 오페라 지휘다. 그러나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오페라 극장에 소속되어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는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가 없는 것이 현실. 오페라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외국의 유명 지휘자를 불러올 것이 아니라 국내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육성하는 것이 우리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지휘계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능한 지휘자들이 많이 있으니 그들이 공부를 마치고 돌아올 때쯤이면 국내의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질도 많이 높아질 거라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와 사회 각층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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