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자 ‘이지연’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된장녀’ ‘골드미스’ 등으로 사회적 잣대에 의해 화려하게 포장된 2030 여성들은 외롭다. 스스로를 ‘헛똑똑이’로 지칭할 만큼 사랑에 있어서는 바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혼자 해결할 수 있다며 각자의 사랑 때문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자기계발서 ‘여성생활백서’(해냄)로 40만 명에 이르는 여성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안은영 작가는 그런 여성들을 위해 소설 ‘이지연과 이지연(P堂)’을 썼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걸 워낙 좋아하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나온 제 두 권의 책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성격이었다면, 이 소설로는 담백함과 따스함을 전하고 싶어요. 지금도 여성 독자들의 메일을 많이 받으면서 ‘아, 요즘 여자들 정말 외롭구나’라고 느끼거든요. 이 시대 여자들이 모든 것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해요.”
소설에는 사랑이 전부라고 믿는 스물일곱의 ‘이지연’과 사랑보다 일이 편해진 서른넷의 또 다른 ‘이지연’이 등장한다. 다른 듯 닮은 이들은 각자 지닌 자신만의 빛깔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인생이 박진감 넘치는 이유는 욕망한 것을 얻은 순간 예고 없이 찾아오는 그것들의 소멸에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이 대열은 언젠가 깨지게 돼 있다는 것쯤 계산에 넣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20대보다는 30대엔 많이 잃고도 덜 잃은 것처럼 센 척 할 수 있다… 모든 시기에는 그 시기를 거치는 데 요구되는 바람직한 태도가 있다. 그것은 세월이 말해준다.”(본문 중에서)
구성하는 데 석 달, 쓰는 데 한 달 반이 걸린 이 소설을 탈고하면서 안은영 작가는 이제야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래서 아직 장르를 정하지 않았지만 다음 작품은 더 짙고 진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을 생각이다.
“이 소설은 델 정도로 뜨겁게 사랑했고 너무나 치열했던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쓰는 동안 많이 아프기도 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끝내 우리 자신을 알 수 없다는 걸 알잖아요. 너무 자신에게만 몰두하면 무언가를 놓칠 수 있어요. 이 시대 여성들이 물기를 머금고 촉촉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기자 15년차인 그는 현재 액셀을 밟지 않아도 차가 나아갈 때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모자람도 치우침도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고는 20대 때처럼 뜨겁지도, 치열하지도 않지만 조금 더 사랑하고 여유롭게 사는 방법을 터득한 30대의 자기 자신이 좋다며 웃었다. 그 웃음이 바로 이번 소설을 통해 그가 여성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