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
‘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8.22 10:35
  • 수정 2008-08-2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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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를 두려워 말고 지금 준비하라"
일본의 저명 여성 사회학자가 말하는 삶의 노하우
집 구하기, 자금 마련, 친구 맺기부터 죽음의 준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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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싱글 라이프, 싱글 라이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인 오늘날, 여성에게 있어 ‘가족으로 사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젊은 시절 ‘화려한 싱글’을 꿈꾸던 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싱글과 이별을 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돌아온 싱글’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평범한 여성이라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아이가 출가하면 ‘언젠간 싱글’이 될 수밖에 없는 ‘싱글 예비군’에 포함되고 만다.

사회학과 여성학에 있어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교수가 싱글 여성들의 삶의 노하우를 담은 책 ‘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2007년 7월 발간된 이래 70만 부 이상 판매되며 1년이 넘도록 일본 서점가의 맨 앞자리를 휩쓸고 있는 책. 일본 여성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유명한 작품이다.

이 책은 여성에게 싱글로 살 것을 권유하는 싱글 예찬서가 결코 아니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원하든, 원치 않든 싱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많은 여성들에게 이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나간다.

우에노 교수는 “‘언젠가 싱글이 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결코 무서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신 가족으로 사는 데 필요한 노하우만큼이나 혼자 사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경험과 여러 ‘싱글 선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지혜를 모아 전한다.

책에는 어느 날 갑자기 싱글이 되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부터 어디서 살 것인가, 친구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노후자금의 마련 방법, 남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용기, 삶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가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살 곳을 마련하는 것. 저자는 병원과 시설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집’을 마련하고 살기를 원한다며 “‘내 집’과 ‘가족과 함께’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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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라이프를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친구 네트워크를 갖는 일이다. 저자는 “가족관계는 영원한 것이 아니고 일도 영원히 계속되지 않으며 모든 것이 떠나가고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바로 친구”라며 “친구는 정신안정제”라고 강조한다. 또한 “‘외로울 때는 외롭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와 노하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삶을 어떤 식으로 마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누구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정하는 유산과 이에 관한 법률, 유언을 쓰는 방법, 죽기 전에 남는 돈을 쓰는 여러 가지 사례, 앨범 정리의 필요성 등을 소개하고 ‘자기에 대한 역사를 써볼 것’을 권한다. 뿐만 아니라 고독사에 대처하는 법과 죽은 후에 애도, 사후처리까지 다양하게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싱글’을 의미하는 단어로 ‘오히토리사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오히토리사마’란 원래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등에서 1인 손님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극존칭 표현. 최근 일본에서도 홀로 레스토랑이나 술집, 음식점 등을 이용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슈퍼마켓이나 상점에서도 ‘1인분’용 반찬거리를 취급할 정도며 이들을 겨냥한 ‘오히토리사마 마케팅’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여성의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기획하고 디자인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딸과 며느리와 엄마와 시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땅 위의 모든 여성들을 위한 ‘행복 지침서’이자 그들과 함께하는 남성들을 위한 ‘여자 이해서’이기도 하다.

우에노 지즈코 교수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것은 일본 이야기지만 우리 이야기이고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 오늘을 살고 있는 여성과 남성 모두의 고민”이라며 “이제 삶을 달리 보고 기획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우에노 지즈코 지음/ 나일등 옮김/ 이완정 감수/ 이덴슬리벨/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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