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자격박탈 논란
대회 지속에 대한 재고 필요

‘자기계발 열풍’ 속에 여성들이 ‘꿈’을 강요당하고 있다. 끝없이 쏟아지는 자기계발서는 하나같이 원대하면서도 거창한 꿈을 세우고 더 늙기 전에 반드시 이뤄내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고 손가락질한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여자들은 바보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또한 남성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으면서도 노동시장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이중고마저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우아한 몸매, 충실한 사생활, 뛰어난 사무처리 등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현기증·호흡곤란·허탈감 등의 증세를 보이는 ‘슈퍼우먼증후군’까지 생겨났다. 

여성들에 대한 시대적 강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미스코리아대회와 관련된 동향을 살펴보면, 미인(美人)을 ‘미모와 지성, 재능을 갖춘 고학력· 전문직 여성리더’로 정의내리고 있는 듯하다. 올해로 52회째를 맞는 미스코리아대회는 90년대까지만 해도 김성령, 염정아, 고현정 등을 필두로 연예계 진출의 발판이 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한의사이자 다이어트 식품 사업가로 변신한 김소형(93년 미스서울 선)씨를 비롯해 올해 초 원광대에서 화장품 성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은주(97년 미)씨,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나나(2002년 진)씨의 사례는 ‘미스코리아는 미모뿐만 아니라 지성과 재능을 갖춘 여성리더’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여러 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대회 주최 측인 한국일보사가 누드모델 논란을 빚어 주최 측과 진실공방 중인 김희경(2008년 미)씨와 한 축구선수와의 낙태 스캔들로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주연(2007년 미)씨의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미스코리아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환경을 지키는 한국의 대표 사절이므로, 젊은 여성들의 선망이 되는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최 측의 이런 태도는 ‘경제 살리기와 분열된 사회통합을 위해’란 명분으로 재벌 총수들이 대거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한 이명박 정부와 맥을 같이한다. 진정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롤모델을 제시해주고 싶다면 ‘미스코리아 대회가 신성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획일화된 기준으로 아름다움을 재단하는 대회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재고부터 해야 한다.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여러 구호활동과 환경보호활동을 펼치는 여성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에 뜨거운 감동과 박력을 지니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여성들이 있다. 미스코리아는 아니지만 그녀들이 진정한 미인(美人)이란 사실, 반세기 역사를 지닌 언론사 한국일보만 모르는 것일까. 촌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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