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 비정규직 18% “정신과 치료 필요”
장기투쟁 비정규직 18% “정신과 치료 필요”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8.08 14:50
  • 수정 2008-08-0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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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새마을호, 이랜드, 코스콤 120명 정신건강 조사결과
35%는 지속관리 판정받아… 미래불안, 경제적 어려움 호소
전문가 “고용해결과 직장 적응기간 지원 등 보완 필요”

 

KTX 여승무원은 800일, 이랜드는 400일, 기륭전자는 1070일을 훌쩍 넘겼다. 투쟁이 장기화될수록 이들의 정신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KTX 여승무원은 800일, 이랜드는 400일, 기륭전자는 1070일을 훌쩍 넘겼다. 투쟁이 장기화될수록 이들의 정신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장기투쟁 비정규직 노동자의 35%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정신질환 관리대상에 포함되고, 18.3%는 정신과 의사의 면담이 필요한 정신질환 의심환자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일반 연구집단에 비해 각각 2.2배, 7.3배 높은 수치다.

특히 이들 조합원들의 정신건강 장애지수를 T점수(표준점수의 한 종류)로 환산한 결과 평균 55.8점으로 나타나 서울역 노숙인(54.7점)보다 정신건강 상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건강연대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지난 5일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랜드 일반노조 47명(여성 45명, 남성 2명), 코스콤 비정규지부 41명(여성 1명, 남성 40명), KTX·새마을호 승무지부 32명(여성 32명) 등 해고 후 장기 복직투쟁 중인 총 120명(여성 78명, 남성 42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륭전자분회는 조사 당시 단식농성에 돌입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기법은 정신과 영역에서 가장 타당성이 입증된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를 사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KTX·새마을호 승무지부 조합원의 정신질환 의심군 비율이 2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강박증과 우울증, 편집증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오미선 KTX 승무지부 대표는 이날 “지금 서울역에서 농성하는데 행여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만날까봐 힘들고 수치심이 든다”며 “위염에 가끔 심한 두통을 느끼는데 화를 내거나 마음껏 울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향후 투쟁 결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투쟁 종료 후 직장 및 사회복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특히 KTX와 새마을호 조합원 대다수는 ‘미래에 대한 불안’(43.8%)과 ‘투쟁 결과에 대한 불안’(25%)을 가장 많이 호소했고, 이랜드 조합원의 66%는 저축 고갈, 아이 교육 걱정 등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KTX와 새마을호 조합원들은 주로 20대 미혼 여성들이고, 이랜드 조합원들은 40대 이상의 기혼 여성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KTX 여승무원들의 투쟁은 800일을 넘겼고, 이랜드 노동자들은 400일을 지났다.

기륭전자는 1000일도 모자라 60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이번 조사연구를 담당한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산업의학 전문의)은 “비단 장기투쟁 비정규직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삶의 질 저하 정도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고용문제 해결을 포함해 투쟁 종료 이후의 적절한 직장 적응 기간 제공 등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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