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넷] 인터넷 뉴스의 ‘낚시질’
[클릭 인터넷] 인터넷 뉴스의 ‘낚시질’
  • 박정원 / 자유기고가
  • 승인 2008.08.08 11:01
  • 수정 2008-08-0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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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사 재탕·추측성기사… 시청자 우롱은 이제 그만
포털 사이트의 뉴스 화면 우측 상단에는 ‘오늘의 주요 뉴스’ 또는 톱뉴스가 뜬다. 대개 종합, 스포츠, 연예뉴스로 분류돼 있는데, 기사를 선택해 보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 같은 아이템이면서, 제목은 다른 기사가 두세 개, 또는 서너 개 올라온다. 클릭해 보면 동일 기사다. 낚인 것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8월 4일, 5일 이틀간 배우 한은정과 관련된 기사가 10여 개 올라왔다. ‘한은정, 노출신에서 모기 많아 고생’ ‘내 답변이 심했나요’ ‘쇄골미인 한은정, 목이 아파요’ ‘제작 보고회는 따분해’ 등. 그러나 클릭해 들어가 보면 다 똑같은 한 줄짜리 영화 홍보용 사진기사일 뿐, 제목에 쓰인 문장은 어디에도 없다.

‘무한도전’ 여름특집 ‘좀비 스페셜’ 때도 마찬가지. ‘이번 특집에 2주분 이상의 제작비와 장비가 투입됐고 400여 명의 제작진이 참여했으나 최악의 시청률로 경위서를 써야 할 처지가 됐다’는 내용의 기사인데, 여러 제목으로 주요 뉴스에 떴지만, 클릭해 보면 역시 같은 기사다. 

이는 요즘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인터넷 뉴스매체들의 ‘기사 띄우기’ 경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기사의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동일 기사에 다른 제목을 달아 기사를 읽게 하는 것이다. 기사의 클릭 수는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는 매체의 값어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한편, 방송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낚시기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 결혼했어요’의 황보와 신애 싸움 기사. 며칠 동안 포털에는 ‘우결’의 황보와 신애가 다퉈 신애가 눈물을 흘리는 사진과 기사가 메인에 걸려 관심을 끌었다. ‘어차피 연출인데 배우들이 싸우고 울기까지 하나?’ 의아해 할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이 나간 후 ‘황보-신애 다툼, 알고 보니 몰카?’라는 기사가 떴다. 두 사람의 상대역을 맡은 알렉스와 현중의 반응을 보기 위해 몰래카메라 연출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우결’ 시청자 게시판에는 ‘싸운다고 낚시질해서 보게 하냐’ ‘몰카 싸움 완전 저질이다’ 등 실망하는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낚였다!’고 하는 기사는 단연 영화나 드라마 홍보용으로 만든 기사다. 관심을 끌 만한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사소한 일화를 제목으로 잡아놓고, 차기 출연작이나 개봉작을 소개하는 식이다.

또 한 가지 낚시 방법은 이니셜을 쓰는 ‘카더라’식 기사다. 한동안은 모 스포츠신문에서 제공한 이니셜 기사가 네티즌의 짜증을 돋웠다. ‘유부녀 탤런트 A, 신랑 부자인 줄 알았는데…’ ‘룸살롱 출신 H양 성형 변신, 옛 남친에 돈 뜯겨’ 등. 정작 기사를 읽어보면 해당 연예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사실 여부도 불투명한 선정적인 낚시기사들이다.

이러한 이니셜 기사에 대해 네티즌들은 해당 언론과 기자를 질타하며, 비난하는 댓글로 불쾌감을 표했고, 이러한 ‘카더라’ 기사로 자살에까지 이른 피해 연예인을 거론하며,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니셜이 같은 연예인들이 오해를 받아 당사자나 소속사가 해명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동일 기사에 제목 바꿔 달기든, 홍보성 기사든, 이니셜로만 된 ‘카더라’식 기사든, 낚시기사는 네티즌에 대한 우롱임이 분명하다. 네티즌은 이에 대해 댓글로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또한 이니셜 놀이의 폐해는 이미 수차례 드러난 바와 같이 귀중한 생명을 자살로 몰고 가기도 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다.

그러고 보니 이니셜로만 ‘연예가 25시’를 전하던 모 스포츠신문의 기사가 8월 들어서는 포털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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