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정책은‘문화 살리는’ 정책
양성평등 정책은‘문화 살리는’ 정책
  • 이기정 / 문화체육관광부 다문화정책팀장
  • 승인 2008.07.25 11:01
  • 수정 2008-07-2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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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력 41.3%가 여성… 임금은 남성의 80% 불과
여성의 감수성과 경험을 문화적 자원으로 활용해야
올해는 제3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08~2012)이 시작되는 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여성정책이 시행되면서 이제 우리 사회는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직도 부족하기는 하지만 우선 성매매와 성폭력 방지 등 여성인권 보호가 많이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정과 직장에서의 아동 양육을 위한 제도와 시설, 사회 각 분야에서의 여성인력 개발과 진출 등에 있어서도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화분야에서도 지난 몇 년간 양성평등 인식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양성평등 문화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문화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소프트한 성격이 강해 오래 전부터 여성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야다. 그래서 타 분야보다 양성평등 관점이 비교적 발전되어 있지만, 아직도 성 인지적 관점은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양성평등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여성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정책 또는 여성을 우대하는 문화정책으로만 생각하고, 이러한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의아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문화는 본래 남녀 모두가 향유하고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것인 만큼, 여기에 대한 의도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문화센터를 비롯해 극장, 공연장을 이용하는 대다수가 여성들이다. 여기에다가 여성에게 혜택을 더 줄 필요가 있느냐가 일반적으로 정책 현장에서 접하는 의견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여성의 사회 진출이 더 많아지고 있는 시대에 문화정책마저도 남성을 역차별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음악, 연극, 영화, 전시 등의 분야에 여성이 많고, 공연, 영화, 전시 관람객들 중 많은 사람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행사나 축제 곳곳에서는 여전히 남자화장실에 비해 여자화장실 앞에만 길게 줄을 서고 있지 않은가.

문화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41.3%가 여성이지만, 이들 중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며, 남성에 비해 80~90%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사실은 그동안 간과해온 문화분야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게 조금만 살펴보면 문화정책 안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고려하고, 양성평등한 관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다양성(diversity)의 가치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요즘, 양성평등 관점의 문화정책은 단지 여성을 우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폭넓게 보면, 여성 특유의 감수성과 경험을 문화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지향한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시대에 문화적인 감수성, 창의력이 지식기반인 사회에서 여성들의 경험은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드라마 ‘대장금’이 바로 그것을 확인시켜주지 않았던가. 따라서 양성평등의 문화정책을 편협한 반쪽짜리 정책으로 보기보다는, 기존의 문화정책에 여성과 남성의 경험을 고르게 반영하는 정책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과 또 다른 절반인 남성이 문화로 행복하게 소통하고, 궁극적으로는 제2, 제3의 ‘대장금’을 만들어내 문화를 더욱 살리는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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