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이제 사먹어도 되겠어요"

몇 주 전 해외에 나가 있던 초등학교 2, 4학년 남매를 데리고 귀국하던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읽게 된 여성신문에서 ‘김치공장 투어’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그 후 내내 ‘우리의 김치’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아이들에게도 김치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갖게 하고 싶어 이번 투어를 신청했다.

일어나기 싫어 꼼지락거리는 아이들을 간지럼을 태우고 달래기도 하며 간신히 깨우고 씻겨서 도착, 버스에 오르니 이제야 소풍 가는 아이라도 되는 양 설레했다.

버스에 오르니 남자라고는 운전기사, 아들 녀석, 그리고 나 셋뿐이고 모두가 각 계층의 여성들이었다.

푹푹 달아오른 여름 길을 달려 먼저 도착한 곳이 허브팜농원.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허브정원은 무더위 속에서도 생기를 잃지 않고 있었다.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이 원주시 단구동에 위치한 ‘토지문학관’. 평범한 집이지만 박경리 선생의 체취가 물씬 배어 있는 그곳에서 선생의 문학과 삶을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소설가라기보다는 평범한 여인으로서의 삶의 여정이 단순 명료한 언어로 쓰인 시들 속에 농축되어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단순한 낱말들의 나열이 저렇게도 깊은 의미를 가진, 치열한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훌륭한 시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구나 하는 경외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도착한 목적지, 횡성의 ‘종가집 김치공장’. 공장에 들어선 순간 첫 느낌은 우선 무척 깨끗하다는 것. 먼저 김치의 역사적 배경과 지역적 차이, 그리고 김치 제조 및 숙성 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비디오 상영이 곁들여지고, 바로 김치 담그는 실습에 들어갔다. 김치 한 포기를 직접 담가 자기가 가지고 가는 거란다. 아이들도 쉽게 따라하며 무척 즐거워했다.

실습 후엔 김치 제조공정을 직접보기 위해 공장 안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 헤어캡을 쓰고, 에어샤워를 하고, 손을 소독하고, 신발을 갈아신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치는 손맛이라 했건만 우리 식탁에 오르는 김치가 이렇게 위생적일 거란 생각은 못했다.

평소에도 김치 고유의 맛이 잘 살아 있고, 숙성도가 일정하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위생적인 측면까지 확인되었으니 앞으로 계속 김치를 사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 측에선 확실한 고객 확보 외에 덤으로 무료 홍보대사까지 얻은 셈.

이날 우리 가족은 허브팜농원, 토지문학관 견학, 2㎏에 달하는 김치(1만6000원 상당)까지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뿌듯하고 행복한 성공적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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