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탁구 국가대표 감독 김형실씨
네팔 탁구 국가대표 감독 김형실씨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7.25 10:53
  • 수정 2008-07-25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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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체육관이지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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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 바로 네팔이란 나라예요.”

‘히말라야의 입구’로 알려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한국의 선진 탁구를 전도하는 한국 여성이 있다. 탁구 실업팀 대우중공업(현 대우증권)의 1986년 창단 멤버로 3년간 선수생활을 했던 김형실(43·사진)씨다.

김씨는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은 뒤 제주도의 한 치매노인시설에서 자원봉사 등을 하며 살던 중 2001년 겨울 카트만두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네팔의 매력에 빠져 2004년 아들과 함께 이주했다. 그리고 2년 뒤 김씨가 과거 탁구선수 출신이란 사실을 알게 된 네팔체육회의 부탁으로 네팔 탁구국가대표 선수단 감독직을 맡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가 채 안 되는 네팔은 우리나라 60년대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고. 탁구를 가르치는 체육관은 양철지붕에 탁구대 4대가 전부다. 그마저도 처음엔 모두 부서져 있었다. 전력이 부족해 형광등을 오랫동안 켜두지 못하는 관계로 체육관은 늘 암흑세계다.

그렇게 어두운 체육관에서 탁구를 지도하다 보니 시력이 나빠져 돋보기까지 쓰게 됐다. 참다못한 그는 결국 얼마 전 투명 슬레이트 지붕으로 체육관 천장 공사를 했다.

“이런 걸 발목 잡혔다고 해야 하나요, 하하. 그래도 선수들이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열심히 해요. 물론 실력은 국가대표라고 해도 우리나라 중고생 정도밖에 안 되죠.”

네팔 탁구 국가대표팀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운동 자체를 좋아하고 즐긴다고. “열악한 상황이지만 행복지수는 우리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고 김 감독은 말했다.

그는 네팔의 매력에 대해 느리게 사는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들었다.

“그곳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여유가 있어요. 뭐든지 천천히 느리게 하죠. 그러다보니 화내는 사람이 없어요. 표정도 밝고 건강하죠. 반면 한국 사람들은 너무 바쁘고 표정도 모두 화난 사람들처럼 무서워요.”

그가 탁구를 가르치면서 걱정하는 건 물품 부족이다. 탁구용품들이 대개 소모적인 것들이라 조금 쓰고 나면 버려야 하는데 물자가 부족한 네팔에서 새 탁구용품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지원이 좋은 것도 아니다. 네팔의 경우 선수가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을 해도 포상을 제대로 받는 경우가 없다고. 국가 재정이 빈약해 포상금을 줄 수 없는 현실이다.

“네팔 여성들의 인권과 복지가 매우 취약해요. 다음엔 네팔 여성들 취재하러 한번 와주세요. 꼭이오.”

그는 네팔을 정말 사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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