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대모’ 이성남 민주당 의원
‘금융계 대모’ 이성남 민주당 의원
  • 이수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7.18 12:00
  • 수정 2008-07-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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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해’라는 말, 남발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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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4년 동안 차곡차곡 채워가려고 해요. 4년 후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겠죠.”

의원회관 742호에 둥지를 튼 이성남 민주당 의원. 벽에는 그 흔한 의원사진 한 장 걸려있지 않았다. 책장도 거의 빈 상태다. 아직 짐 정리가 덜 된 상태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일부러 이전에 공부하고 보던 책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곳에서 새로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책이나 자료들은 진열하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새롭게 공부하고 살펴봐야 할 것들도 많고 보좌진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 것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필요에 의해, 필요한 것들로 차곡차곡 채워갈 생각이에요. 그것들과 함께 내실 있고 속이 꽉 찬 의원으로 발전해 나갈 거고요.”

“국회의원이 될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이 의원의 말대로 이 의원은 그간 은행권 첫 여성감사, 금감원 첫 여성임원, 첫 여성금통위원 등 ‘여성 1호’라는 수식어가 수없이 붙은 ‘금융계 대모’로, 여성 금융인들 사이에 ‘큰 언니’로 살아왔다.

민주당은 이런 이 의원을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맞설 수 있는 논리적 틀을 제공할 인물로 꼽았다. 경제전문가를 벗어나 국회의원으로 지낸 두 달여, 이 의원은 조금씩 국회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지만 쉽지 않다.

특히 ‘예측할 수 없는 일정’이 유난히 많아 고민이다. 그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왔고 바쁜 생활 속에서 시간을 쪼개 쓰는 일은 이력이 났지만 의원이 된 이후로는 약속을 지키기가 어렵다. 

“본의 아니게 종종 ‘거짓말쟁이’가 되곤 해요. 국회 들어오기 전에는 모든 일정이 예상 가능했는데 의원이 되고나니까 예상치 못했던 일정들이 어찌나 자주 생기는지 미리 잡았던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경우가 꽤나 생기더라고요.”

가족 얘기나 사생활이 여과 없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 역시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날도 가족에 대해 묻자 “아들 두 명인데 이제 성인이니 손이 가거나 할 일은 없고요. 남편과 둘이 지내는 거나 마찬가진데 요즘은 얼굴도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쁘네요”라며 곧 입을 닫았다.  

의원이 되자마자 나서야 했던 촛불집회는 이 의원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생전 처음 직접 나가본 촛불집회는 낯설었지만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나누는 선배 의원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선배·동료 의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막연히 국회의원들에 대해 느꼈던 편견과 거부감도 사라졌고 알게 모르게 체득하게 되는 것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어디로 가야될지 막막하고 우왕좌왕했는데 몇 번 참석하다 보니 적응이 되더라고요.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의정활동을 해야 할지 많이 느꼈어요. 자연스레 많은 국민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 선배·동료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초보 의원인 저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촛불집회 장소로, 의원총회 장소로 바삐 움직이며 이 의원에게는 ‘의원직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이것만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 생겼다. 바로 ‘국민을 위해, 국민의 요구니까’라는 말을 남발하지 않겠다는 것. 국회의원들의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국회에서 처리되는 법·제도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다수의 서민을 위한 것도 있고, 때론 전체 국민의 1~2%를 대상으로 하는 것들도 있더라고요. 한편으론 국민과 상관없이 정파의 정략에 따라 추진되고 갈등을 일으키는 사안도 있고요. 그런데 항상 당을 떠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요구’니, ‘국민을 위해서’라느니 하며 국민을 볼모삼아 자신들을 합리화하는 듯한 행동을 하더라고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바꿀 것은 바꿔가며 잘 적응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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