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 예술인으로 변신한 ‘멀티플레이어’
치열한 삶의 고민에서 나온 시적 가사와 깊이 있는 음악
다른 이름 ‘리채’로 해외 공략, 일본 발매 앨범이 역수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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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바는 시대에 따라 참 다르게 작용해왔다.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나타났을 때의 이상은은 중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신세대였다. 당시 그의 이름에는 마치 지금의 아이돌처럼 무대에서 화려한 액션을 취함과 동시에, 영화 ‘담다디’(1989)나 ‘굿모닝 대통령’(1989)에 출연하며 연예계의 멀티 플레이어를 예약한 스타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는 2집을 발표하고 훌쩍 한국을 떠났다. 전공이었던 연극영화나 본업인 가수와는 무관하게 미술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훗날 스스로 음악인이 아닌 연예인이 되는 것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외도는 오히려 연예계가 아닌 예술적 멀티 플레이어가 되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 이후로 이상은을 꾸미는 수식어는 ‘보헤미안’이었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나라를 떠돌며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로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음반 작업을 했던 그는 3집 ‘더딘 하루’부터 스스로의 음악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활동을 위해 매체에 출연하는 것을 자제했다. 그럼에도 1993년에 발표한 ‘언젠가는’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라는 공감 가는 가사로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이상은은 대중에게 자유로운 뮤지션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상은이 단순히 편하게 살기 위한 보헤미안에 그쳤다면 지금과 같은 아티스트 대우를 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삶과 음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명반으로 꼽히는 6집 ‘공무도하가’를 발표한 뒤 자신의 이름을 바꾼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인 ‘이’와 ‘채’를 따고, 철학자 ‘니체(Nietzsche)’의 이름을 빌린 ‘리채(Lee-Tzsche)’가 그것이다.

표면적으로 리채는 해외 진출을 위한 이상은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리채는 이상은에 비해 더욱 진중한 예술인에 가깝다. ‘오리엔탈리즘’이라 칭해진 그의 음악세계는 리채라는 이름을 얻은 후에 더 알려졌고, 시적 가사보다 생에 대한 질문을 풀어놓는 산문체의 가사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또 일본에서 만난 음악적 동지 다케다 하지무(Takeda Hagimu)와 함께 일본 활동에 열을 올려, 일본에서 발표된 앨범이 한국으로 역수출 되는 현상까지 일으켰다.

리채가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 정도의 성역을 만들어 낸 인물이라면, 2001년 10집 이후의 그는 가벼운, 그러나 깊이 있는 음악을 하는 이상은으로 돌아왔다. 11집 ‘신비체험’을 통해 일렉트로닉 사운드로까지 음악적 지평을 넓혔다. 그러면서도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와 같이 젊은 시절의 ‘언젠가는’과 확실히 대비되는 분위기로 그의 이름에 새로운 이미지를 추가시켰다.

지난해에 나온 이상은의 13집은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희망과 관조의 시선을 보여줬다. 그런 그녀의 이름에 ‘거장’이나 ‘대가’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너무 이른 처사일까.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상은이 훌륭한 여성 음악인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는 그는 이 긴 세월 동안 수많은 변화와 진보를 거듭했다. 그리고 완전한 작가주의를 실현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이상은의 언어와 이상은의 선율로 이상은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가수. 앞으로 그녀의 이름 속에 어떤 의미가 담겨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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