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외 역대 여성장관 18명 중 복지부 7명 최다
전재희·이봉화 사령탑 복지정책 여성 리더십 기대
청와대는 지난 7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경질하고,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을 신임 장관으로 내정했다.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올 2월 임명된 이봉화 차관과 함께 장·차관이 모두 여성이 된다.
여성 장·차관의 등장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1988년 여성업무를 전담하는 정무 제2장관실이 신설된 후 1993년 권양자 장관, 김영순 차관을 필두로 당연직으로 4차례 여성 장·차관이 재임한 바 있다. 하지만 독립된 부처가 아니었고, 1998년 여성특별위원회로 바뀌면서 이연숙 장관, 신태희 차관을 끝으로 지난 10년간 여성 장·차관 사례는 없었다.
여성 전담부처인 여성부도 장관은 여성, 차관은 남성으로 구성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 하물며 여성관련 부처가 아닌 곳에서 여성 장·차관의 등장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여성부 이외 부처에서 여성 장·차관이 배출된다면 복지부가 첫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해왔다. 실제로 복지부는 행정부 여풍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장옥주 복지부 아동청소년정책실장(행정고시 25회)이 정부부처 가운데 유일한 여성 1급직이고, 3~4급 여성과장도 19명으로 부처 중 가장 많다.
여성부를 제외하고 여성 장관을 가장 많이 배출한 부처이기도 하다. 역대 여성장관은 총 18명(박현숙 무임소장관 포함)이다. 이중 복지부가 6명을 차지한다. 김정례(1982년), 박양실(1993년), 송정숙(1993년), 주양자(1998년), 김모임(1998년), 김화중(2003년) 등이다. 전 내정자까지 포함하면 7명이 된다.
그 다음으로는 환경부 4명(황산성, 손숙, 김명자, 한명숙), 지식경제부 2명(임영신, 박양실), 문화체육관광부 2명(김활란, 신낙균), 교육과학기술부 2명(김옥길, 김숙희), 법무부 1명(강금실) 순이다.
새 정부 들어서 잇달아 여성 각료 인선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여성계와 복지계에서도 대체로 무난하다는 분위기다.
전 내정자는 ‘복지통’이라고 불릴 만큼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몇 안 되는 복지 분야 전문가다. 오랜 기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실력을 쌓았고,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복지·교육 분야 공약 작업을 주도했다.
여성계에서는 전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올 초 여성부에서 이관된 가족·보육 업무 때문이다. 그동안 복지부라는 거대 부처로 업무가 옮겨지면서 자칫 주변부로 밀릴까, 여성적 관점이 배제되고 무성적으로 추진될까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복업무가 많은 여성부와의 협조체계 구축도 관심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전 내정자는 지난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족과 노인요양, 출산, 보육 업무에 대한 많은 예산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