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거듭하는 대학가 ‘농활’
진화 거듭하는 대학가 ‘농활’
  • 조채원(서강대 사학과)·이재림(철학과)대학생 / 여성신문 객원기자
  • 승인 2008.07.11 10:30
  • 수정 2008-07-11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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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농활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농민학생연대활동’의 기치를 걸고 추진됐던 농활의 정치적 색채는 옅어지고, ‘한번 해볼 만한’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산지식을 배우는 ‘중활(중소기업 봉사활동)’이나 전공지식 사회공헌활동,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집활(집짓기 봉사활동)’ ‘교활(교육 봉사활동)’ ‘의활(의료 봉사활동)’ 등 다양한 분야로 봉사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현장 체험 ‘중소기업 봉사활동’

전공지식 살린 사회공헌활동도 눈길  

인하대는 지난 2일부터 ‘중활’을 시작했다. 중활은 ‘중소기업 봉사활동’의 줄임말이다. 대졸 실업자가 넘쳐나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춘 봉사활동이다. 학생들은 현장 작업을 통해 일손도 돕고 실무 경험도 쌓는다.

100시간 근무를 마친 학생들에게는 봉사활동 3학점이 인정된다. 학교로부터 22만5000원의 수당도 받는다. 기업들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서울대 경영대 3·4년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동아리 ‘위시(WISH: What Is Strategy for Humanity)’는 올해 여름방학 때 인프라가 취약한 사회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료 컨설팅 자원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는 1차로 중증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우리 밀 쿠키를 만드는 ‘위캔쿠키’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쉼터와 질병치료를 무료로 지원하는 ‘지구촌 외국인 노동자 전용병원’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고객 분석과 후원 프로그램 개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집짓기 봉사활동을 펼치는 ‘집활’, 농촌 아이들에게 음악과 미술, 체육 등의 특별활동 교육을 지원하는 ‘교활’, 의료혜택에서 소외 받고 있는 농촌 어르신들에게 침, 뜸, 생약 처방 등의 의료지원을 하는 ‘의활’, 컴퓨터 점검과 수리, 홈페이지 관리 등의 정보화 지식을 나누는 ‘컴활’, 농어촌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점을 별도로 인정해주고, 취업을 할 때도 봉사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해외 봉사활동부터 생태농활까지 다양

학점인정에 취업시 경력인정 일석이조

최근에는 국제화 추세에 발맞춰 ‘해활(해외 활동)’에 나서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 학생 40여 명은 지난 6월 27일부터 필리핀 마닐라 인근 발라라 빈민촌에서 해외봉사를 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잣집을 새로 짓거나 페인트칠과 수리를 하고, 초등학생 120명에게 미술과 음악 교육을 한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부산외대는 주택 건축비와 교육 재료비, 컴퓨터, 음식 등 모든 경비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3년째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서대 국제기술봉사단 소속 학생 35명도 지난 4일부터 내달 9일까지 37일간 인도네시아 끄띠리군 8개 마을에서 컴퓨터, 태권도, 음악을 가르치고, 마을 공동시설 수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나 유전자 조작(GM) 옥수수 등 먹거리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생태농활을 떠나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은 오는 19일까지 9일간 울산 울주군에서 ‘생태농활’을 펼친다. 환경 친화적 방법으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가를 찾아 생명농업을 체험하고 일손도 도우며 농촌 아이들에게 교육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학생운동 연장선 넘어 다양화 시도

자치농활과 제도농활 공존 과도기

농활은 1980년대 대학 총학생회의 한해살이에서 가장 큰 사업이었다. ‘농민학생연대활동’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 농활은 학생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낮에는 농민들의 일손을 돕고, 밤에는 농업문제나 학생운동에 관한 학습이 이뤄졌다. 일을 끝낸 후 농민들과 어우러져 술을 마시거나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고 학생운동이 침체기를 걸으면서 농활도 힘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이른바 ‘비운동권’을 표방하는 총학생회가 늘면서 ‘농민학생연대활동’이 아니라 ‘농촌봉사활동’으로 목적을 바꾸거나, 학교 차원에서 농활대를 꾸려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거나 학점을 부여하는 ‘제도농활’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학교 차원의 농활을 추진하고 있는 서강대 학사지원팀 이철우 과장은 “농활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일손을 필요로 하면서도, 시장 개방에 직격탄을 맞는 농민들과 농업경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아직은 농활의 성격이 이원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꽃 ‘농활’은 지금 과도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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