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여성선수 370여 명 설문조사 결과
37% “신체접촉 잦아 성폭력 판단 어려워” 호소

스포츠 선수들이 최근 급증하는 운동부 내 성폭력 해결 방안으로 ‘운동부 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징계 기준과 집행’을 최선의 방안으로 꼽았다.

지난 6월 30일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회(위원장 김을교)가 개최한 ‘2008 미래의 여성스포츠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허현미 경인여자대학 교수는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20일 한 달간 국가대표선수와 프로선수 370여 명을 무작위 표본 추출해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46%의 선수들이 운동부 내 뿌리 깊은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폭력 상담소 활성화나 여성지도자 배치보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선수들은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39.5%), 성폭력 문제에 대한 법적 조치 마련(20.2%), 여성운동부에 여성지도자 배치(18.3%), 성폭력 상담소 활성화(15.9%), 여성선수들의 개인적 조심(13.4%), 운동부 합숙소 폐지(7.8%)와 성폭력 감시기구 설치(4.3%) 순으로 답변했다.

선수들이 이같이 답변한 배경은 성폭력이 발생하더라도 스포츠인들 간 상하 수직적 관계나 군대식 규율 등으로 폭로되지 못하고 은폐되고 마는 스포츠 조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은 운동부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해도 폭로되지 못하거나 은폐되는 원인에 대해 ‘운동부 특성상 신체접촉이 잦아 성폭력이라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36.7%) ‘감독·코치 등 지도자가 보수·출전 등의 전권을 가지고 있어 선수로서 저항에 어려움’(34.4%) ‘스승이나 다름없는 지도자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움’(31.7%) 등 항목에 높은 비율로 답변, 그 같은 분위기에서 오는 한계성을 지적했다.

특히 ‘감독·코치 등 지도자가 전권을 가지고 있어서’와 ‘스승이나 다름없는 지도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움’이란 2개의 항목은 여성이 남성보다 각각 높은 수치로 답변해 그 같은 현실에 여성선수들이 더 크게 영향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동부 특성상 신체접촉이 잦아 성폭력이라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나 ‘실제로 운동부내 성폭력이 많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면 소속팀의 이미지 훼손 우려’ 등에 대한 답변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이와 관련, 허 교수는 “스포츠계에서 성폭력과 구타 등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이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스포츠 문화의 권력구조 때문”이라며 “지도자나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나 권력에 있을 가능성이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에 설문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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