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조 확대 통해 ‘큰 정부’로 거듭나야
국제원조 확대 통해 ‘큰 정부’로 거듭나야
  • 남영숙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승인 2008.07.04 14:39
  • 수정 2008-07-0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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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논리 벗어나 인류 보편가치 구현해야
‘IT KOREA’ 역량으로 ‘틈새’외교 전략을
국제사회에서 개발협력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Development is back”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급속한 세계화의 흐름과 절대빈곤의 공존, 그리고 9·11테러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저개발국의 빈곤 해소가 세계 평화와 안전에 직결된다는 공감대 속에 형성되어 왔다.

특히 유엔은 2000년에 ‘유엔새천년선언’(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을 채택해 절대빈곤과 기아, 질병, 교육, 양성불평등, 환경오염 등 8개 분야 지구촌 개발과제를 2015년까지 해소하기 위한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개발도상국의 빈곤 해소를 위해 많은 개발원조를 제공해온 선진국들 사이에 원조에 대한 피로(aid fatigue)가 나타나면서 1990년대 중반을 고비로 감소해 왔던 원조액도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02년부터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개발협력에 있어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이고 있다.

1945년 광복 이후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민주주의도 함께 정착시킨 우리의 개발 경험을 저개발국과 공유하고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원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개발도상국의 여성 공무원 38명이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수업을 듣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19개국에서 각각 2명씩 선발되어 온 이 학생들은 개발협력 이론과 한국의 급속한 성장의 비결에 대해 하나라도 더 배워서 자기 나라 사정에 맞는 개발정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고 있다. 우리의 경험과 특성을 살린 교육분야의 개발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개발협력 노력은 우리의 경제규모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0.06%에 머물러 있고 이는 선진국 평균인 0.3%의 5분의 1 수준일 뿐만 아니라 유엔의 2015년 목표치인 0.7%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의 규모를 대폭 늘려 나가야 한다.

또한 우리의 개발 경험 및 ‘IT Korea’로서의 역량을 잘 살려 우리 나름의 원조 모델을 개발하여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틈새 외교’(niche diplomacy)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원조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퍼주기식’이라거나 우리 기업이 진출할 환경을 조성한다는 식의 경제논리에 치중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과 기술력, 문화의 힘이 바탕이 된 개발협력 노력으로 개도국 국민의 빈곤 해소는 물론 인권의 신장, 민주주의의 발전, 양성평등, 환경보호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개도국의 경제발전과 사회 진보를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곧 21세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일컬어지는 ‘연성 파워’(soft power)가 된다. 반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없이 경제적 관점에서의 통상외교와 자원외교만 추구한다면 ‘이코노믹 애니멀’의 이미지만 높여서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할지라도, 국제적으로는 큰 비전과 넓은 마음을 보여주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큰 정부’로 거듭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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